"지금은 사라진 무주의 옛 모습과 풍속 등을 담은 작품을 통해 오늘날 무주의 역사를 복원하고 문화사회적인 가치가 더해졌으면 합니다."
전북 무주군 최북미술관에서 지난 3일부터 오는 29일까지 초대전을 열고 있는 김학곤(61) 화백은 "이번 작품들은 무주촌 사람들의 진솔한 삶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고 설명했다.
전시작품의 배경이 된 '무주촌'은 일제 강점기에 강제 이주한 후 꿋꿋하게 삶의 터전을 일구며 살아가는 중국 지린(吉林)성 안도현 소사 하향에 위치한 조선족 마을이다. 이 곳에는 이주 1세대 후손들이 사는 곳으로 1950~60년대 우리나라의 삶의 모습이 그대로 남아 있는 곳이다. '아리랑' 가락과 '육자배기'의 흥얼거림이 있다. 곰삭은 장과 젓갈의 맛갈스런움이 고스란히 간직하고 있는 곳이다.
작가는 먼 대륙이지만 전혀 낯설지 않은 무주촌을 시나브로 찾아 그들의 소박한 삶의 풍경을 화폭에 담았다. 그는 무주촌 사람들과 함께 생활하면서 실향민의 아픔을 달래며 옛 모습을 간진한 채 살아가는 그들의 진솔한 삶을 그림을 통해 이야기 하고 있다.
그는 "우리 주변에 모든 것들은 생성되고 사라지는 반복의 연속"이라며 "기록하지 않았으면 흔적도 없이 역사의 뒤안길에 사라졌을 무주 이야기를 작품에 담아 전시했다는 데 큰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전시 작품 속에는 영락없는1960년대 한국농촌의 풍경이 담겨 있다. 작가는 아픔과 향수가 공존하는 무주촌의 전경을 한눈에 들어오도록 부감법으로 표현했다. 1937년 강제 이주 후 무주촌 사람들의 삶과 그들의 자취를 담은 작품을 통해 지난날과 미래의 삶을 반추하게 한다.
이번 전시회에는 옥수수 건조장, 무주촌 아침, 무주소학교, 무주촌 겨울이야기 등 20여점의 작품이 선보인다.
김 화백은 "무주촌에 머무르면서 구구절절한 그분들이 살아온 사연과 이야기를 들으면서 하염없이 눈물을 흘렸다"며 "이국만리에서 힘겨운 삶을 살아온 모습들을 섬세하게 표현해 작품으로나마 고향으로 초대한다는 심정으로 혼신을 다했다"고 소감을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