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든 '다양성 내각' 속도... 여성·흑인 선거캠프 관계자 참모 내정

입력
2020.11.17 18:30
세드릭 리치먼드 하원의원 백악관 합류
오맬리 딜런 선거본부장은 부비서실장 기용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부통령 시절 비서실장이던 론 클레인을 초대 백악관 비서실장으로 낙점한 데 이어 최측근들을 백악관 참모진에 내정하며 인선 작업에 속도를 내고 있다. 민주당 대선 캠페인을 성공적으로 이끈 최초의 여성 선거대책본부장인 제니퍼 오맬리 딜런을 백악관 부비서실장에 지명하는 등 여성과 유색인종을 등용하며 '다양성 내각'의 모양새를 갖추기 시작했다.

미 일간 뉴욕타임스(NYT)는 16일(현지시간) "바이든 당선인이 17일 백악관에서 요직을 맡게 될 핵심 참모 3인방의 명단을 발표할 것"이라고 전했다. NYT는 "이날 세드릭 리치먼드 민주당 하원의원과 오맬리 딜런 본부장, 오바마 행정부에서 바이든 부통령의 세번째 비서실장을 지낸 스티브 리체티 등 3인에 대한 인선이 발표된다"고 설명했다. 세 사람 모두 대선 승리에 주도적 역할을 한 바이든 당선인의 측근이다.

리치먼드 하원의원의 백악관 합류 소식은 소식통을 인용한 블룸버그통신을 통해 가장 먼저 알려졌다. 민주당 경선 당시 캠프 공동선대위원장에 이어 인수위 공동위원장을 맡은 흑인 인사인 리치먼드 하원의원은 흑인 지역사회 등 소수민족에 초점을 맞춰 의회와의 관계를 조정하는 역할을 할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백악관 내에서 최고위 흑인 참모 중 하나가 될 것이라고 통신은 덧붙였다. 그는 17일 의회를 떠난다는 내용의 기자회견을 연다. 신문은 그의 역할이 버락 오바마 행정부의 실세로 통했던 밸러리 재럿 백악관 선임고문의 역할과 같을 것으로 내다봤다.

오맬리 딜런(44) 본부장의 인선 소식은 NBC방송을 통해 알려졌다. 그는 바이든 당선인 행정부에 부비서실장으로 합류한다.

그는 백악관 경험은 없지만, 과거 오바마 캠프에도 몸담는 등 베테랑 선거전문가로 알려져 있다. 이번 대선 과정에서 민주당 경선 초반 고전했던 바이든 캠프를 훌륭히 이끌었다는 평가를 받는다. 그는 주변 인사들에게 대선이 끝난 뒤 백악관에 일할 생각이 없다는 뜻도 밝혔던 것으로 전해졌다. 오맬리 딜런은 지난 11일 초대 백악관 비서실장으로 지명된 론 클레인과 호흡을 맞추게 된다.

바이든 당선인의 오랜 절친이자 제약업계 로비스트 출신으로, 이번에 비서실장 후보로도 이름이 거론됐던 리체티는 백악관 고문으로 내정됐다고 미언론들은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복심'으로 불렸던 켈리앤 콘웨이 전 선임고문과 같은 역할이다. "바이든 당선인의 선거캠프는 오바마 행정부와 인연이 있는 이들로 꾸려졌으며, 바이든 내각 역시 마찬가지일 것"이라고 AP통신은 전망했다.


김소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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