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직 검사에게 술접대를 했다는 의혹을 폭로한 김봉현(46ㆍ구속기소) 전 스타모빌리티 회장이 술접대 목격자들과 처음으로 대질 조사를 받았다. 김 전 회장 측은 "목격자들이 현직 검사가 술접대에 온 것이 맞다는 취지의 진술을 했다"며 검찰에서 진행된 대질 조사 내용을 공개했다.
라임자산운용(라임) 펀드 환매 중단 사태 수사에서 불거진 검사 향응 의혹을 수사 중인 서울남부지검 전담팀(팀장 김락현 형사6부장)은 17일 서울남부구치소에 수감된 김 전 회장, 이종필(42ㆍ구속기소) 전 라임 부사장, 김모 전 청와대 행정관을 불러 대질 조사를 실시했다. 이번 대질 조사는 김 전 회장의 요청에 의해 이뤄진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조사에는 김 전 회장과 이 전 부사장의 변호인도 입회했다.
김 전 회장 측은 조사가 끝난 뒤 입장문을 통해 김 전 회장의 폭로가 대질 조사에서 사실로 확인됐다고 주장했다. 술접대 당시 현장에 있던 이 전 부사장과 김 전 행정관이 "지난해 7월쯤 김 전 회장이 부장검사 출신 이모 변호사와 그 후배들인 현직 검사들에게 술접대를 한 사실이 맞다"는 취지의 진술을 했다는 것이다. 두 사람은 술접대 시점에 대해서 "김 전 회장이 지목한 두 날짜(12ㆍ18일) 중 18일일 가능성이 더 크다"고 말했다고 한다. 다만 검찰은 이 전 부사장과 김모 전 행정관이 대질에서 어떤 내용을 말했는지는 확인해 줄 수 없다고 밝혔다.
이 전 부사장과 김 전 행정관은 모두 김 전 회장이 폭로한 술접대에 동석한 것으로 알려진 이들이다. 김 전 회장은 지난달 16일 옥중 입장문에서 "지난해 7월 서울 강남구 룸살롱에서 부장검사 출신 이 변호사와 검사 3명을 상대로 1,000만원 상당의 술접대를 했다"고 폭로했다. 김 전 회장은 법무부ㆍ검찰 조사에서는 "옆방에 있던 이 전 부사장과 김 전 행정관이 우리 방으로 와 현직 검사들을 봤고 인사까지 주고받았다"고 진술했다.
김 전 회장 측은 이 전 부사장과 김 전 행정관이 이날 대질 조사에 와서야 뒤늦게 현직 검사의 참석 사실을 밝힌 이유도 설명했다. 김 전 회장 측 입장문에 따르면 이 전 부사장은 "당시 검사가 조사받을 때 잘 대해 줬는데 술 한 잔 마신 것으로 잘못될까봐 걱정이 됐다"고 진술했다. 김 전 회장에게 금융감독원 자료를 넘겨준 혐의로 1심에서 징역 4년을 선고받은 김 전 행정관은 2심 재판에 대한 우려로 진술에 부담을 느낀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접대 상대’로 지목된 현직 검사들에 대한 수사도 속도를 내고 있다. 검찰은 최근 김 전 회장이 마지막으로 지목한 검사 1명의 자택ㆍ사무실에 대한 압수수색을 실시해 관련 자료를 확보했다. 또 김 전 회장이 술접대 당일 지출한 800여만원어치 룸살롱 영수증을 확보하고, 검사 1명의 룸살롱 인근 식당 카드 결제 내역도 확인한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