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바이오로직스가 미국 제약사인 일라이 릴리가 개발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치료제 초기 공급 물량을 성공적으로 생산해 지난달 전달을 완료했다. 지난 5월 초기 공급 규모만 정하는 의향서를 체결한 뒤 약 5개월 만에 이뤄낸 성과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세계 바이오 의약품 시장에서 안정적인 대량 생산 능력을 인정받게 된 셈이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릴리가 개발한 코로나19 중화 항체 치료제를 대량 생산 및 공급해 환자들에게 신속하게 제공할 수 있게 됐다고 17일 밝혔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릴리와 코로나19 치료제 위탁생산 계약을 지난 5월 체결했다. 세계적으로 코로나19 대유행이 벌어지고 있어 빠른 공급이 필요했던 릴리가 삼성바이오로직스를 선택했고, 지난 10월 초기 생산 물량을 릴리에 전달했다는 게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설명이다.
코로나19 사태로 의약품 생산에 필요한 원료를 미국, 유럽 등에서 들여와야 하는 공급 체계가 원활하지 않았지만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수급에 성공, 목표한 시기에 맞춰 초기 공급을 마쳤다. 이번 코로나19 치료제 생산에 필요한 기술을 릴리가 가지고 있어 이를 이전받은 뒤 의약품 제조나 품질, 안전성, 유효성 등을 보장하는 기본 조건인 GMP(Good Manufacturing Practice)에 부합하는 의약품 생산까지 모두 5개월 안에 끝냈다. 회사 관계자는 "릴리의 기술, 품질, 글로벌 승인 획득 관련 전문가들과 지속적으로 긴밀하게 소통해 기술 이전은 3개월로 대폭 단축했다"며 "보통 기술 이전에만 5, 6개월 걸리는 걸 고려하면 매우 빠르게 공급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릴리의 코로나19 치료제는 미국 식품의약국(FDA)에서 코로나19 경증 환자를 위한 투약을 긴급 승인받은 바 있다. 코로나19 증세 악화를 막아 입원 혹은 응급실 방문 필요성을 줄인다는 임상시험에 근거한 승인이었다. 삼성바이오로직스가 생산한 물량은 미국에서 경증 환자들에게 공급될 예정이다. 릴리가 다른 국가에서도 승인을 받는다면 더 많은 해외 시장으로 삼성바이오로직스 생산 물량이 공급된다.
김태한 삼성바이오로직스 사장은 "고품질의 코로나19 치료제를 최단 기간에 생산해 릴리에 제공했다"며 "릴리와 지속적으로 협력해 세계 환자들에게 안정적으로 신속하게 코로나19 치료제를 공급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삼성바이오로직스가 지난 4월 영국 제약사 글락소스미스클라인(GSK)과 계약을 맺은 코로나19 치료제는 현재 생산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