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못 구한다던 1급 방진 마스크, 논란 되니 바로 주더라"

입력
2020.11.16 14:00
현대차 하청업체 노동자 라디오 인터뷰
"마스크 여부 떠나 작업 환경 자체가 나빠"
"노동 조건 맞는 특수한 건강 검진 요구 중"


마스크를 끼고 일을 했지만 얼굴에 온통 시커먼 분진을 뒤집어쓴 사진으로 화제가 된 현대자동차 전주공장 하청업체 '마스터시스템' 소속에서 일하고 있는 비정규직 노동자가 "논란이 되니 공장 측이 그제서야 기존에 썼던 1급 방진 마스크를 지급하기 시작했다"고 전했다.

현대자동차 하청업체 마스터시스템 소속 노동자인 차모씨는 16일 KBS 라디오 '김경래의 최강시사'와 인터뷰에서 "(사측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이후로 마스크를 구할 수 없다'면서 3월부터 품질이 안 좋은 저가형 마스크를 지급해줬다"면서 "그런데 우리가 그렇게 요구를 해도 구할 수 없다며 주지 않다가 파업을 시작하고 (이 문제가) 이슈화되니 바로 지급해줬다"고 전했다. 그는 작업복의 경우 "하계, 동계 딱 두 벌씩 받고 있다"고 덧붙였다.

차씨는 작업 환경에 대해 "마스크나 방독면을 쓴다는 게 중요한 게 아니라 (작업장) 안에서 작업을 하는 것 자체가 힘들다"며 "보안경을 쓰더라도 계속 분진이 묻어서 닦기도 힘들다"고 토로했다. 이어 "이런 곳에 들어가서 3시간 일한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회사에서 주기적으로 하는 건강 검진이 있는데 이는 일반 사람들이 하는 건강 검진과 똑같은 걸 받는다"며 "노동 조합에 노동 조건에 맞는 특수한 건강검진을 요구하기 위해 지금 파업을 하고 있는데, 회사는 아직까지 답이 없다"고 꼬집었다.

차씨는 "최근에 고용노동부에서 감사가 나왔는데, 노동감독관이 '이건 마스크 여부를 떠나서 작업 환경 자체가 너무 힘들다'고 얘기를 했다"며 "(내가) 일하는 2년 동안 노동부에서 작업 환경 조사 같은 것은 한 번도 나온 적이 없었다"고 밝혔다.

그는 "잘 때 눈이 아파서 병원을 가본 적도 있는데, 그럴 때는 각막이 손상됐다는 얘기를 들었다"며 "잘 때도 호흡이 가빠져서 평소에 기침을 많이 한다"고 전했다.

손성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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