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노삼성자동차는 그 동안 르노삼성의 브랜드를 통해 르노의 일부 차량들을 선보이는 모습을 보였다. 그러나 최근에는 브랜드의 전략을 바꿔, 르노 코리아를 공식적으로 출범하고 르노 브랜드의 차량들을 지속적으로 선보이고 있다.
출범 이후 르노 코리아가 선보인 차량들은 꽤나 개성 넘치고 독특한 존재였다. 클리오가 그랬고, 캡처가 그랬으며 트위지가 이러한 흐름과 계보를 효과적으로 제시하는 모습이었다. 그러나 이러한 흐름 속에서 유럽을 흔든 상용차, 마스터가 등장해 ‘흐름의 전환’ 그리고 ‘브랜드의 확산’을 시작했다.
르노 마스터는 초기에는 밴 사양만이 출시되었으나 이후 버스 사양이 출시되며 국내 미니버스 시장의 새로운 선택지를 제시하게 되었다. 그리고 2020년 겨울을 앞두고 르노 마스터 버스 13인승(이하 르노 마스터 버스)와 본격적인 주행에 나섰다.
르노 마스터 버스는 ‘버스’라는 이름에 맞춰 넉넉하고 대담한 체격을 자랑한다.
실제 제원에 따르면 마스터 버스는 5,575mm에 이르는 긴 전장과 각각 2,075mm와 2,500mm의 전폭과 전고를 갖춰 넉넉한 상용차의 가치를 제시한다. 덧붙여 3,685mm에 이르는 긴 휠베이스 역시 함께 더해지며 ‘미니버스’의 가치를 제시한다. 끝으로 공차중량은 2,455kg으로 체격에 비해서는 제법 가볍게 느껴진다.
단순하지만 명확한 브랜드의 가치
르노 마스터 버스의 디자인은 기본 모델인 마스터 밴과 동일한 구성을 갖추면서도 버스 모델 특유의 디테일과 구성 등이 더해진 것을 확인할 수 있다. 그리고 마스터 계열 특유의 길쭉하고, 명료한 실루엣이 ‘상용차’의 존재감을 느끼게 하는 것도 사실이다.
실제 르노 마스터 버스의 전면 디자인은 전형적인 상용차의 모습, 그리고 르노의 디자인 기조를 고스란히 제시한다. 실용성을 위해 적용된 전면 패널은 단순하지만 르노의 감성이 명확히 드러난다. 특히 헤드라이트 및 프론트 그릴의 디테일은 이러한 개발 기조를 명확히 제시한다.
여기에 시야를 밝히는 큼직한 윈드실드 등은 차량의 가치와 존재감을 더욱 명확하게 제시한다. 덧붙여 전면 바디킷에는 발판을 추가적으로 마련하여 더욱 다양한 상황에서 효과적인 차량 사용이 가능하도록 했다.
측면에서는 마스터 버스의 특성이 고스란히 드러난다. 길쭉한 차체와 휠베이스는 많은 탑승자와 함께 할 수 있는 여유를 제시하며, 길쭉한 차창 역시 이를 증명한다. 다만 아주 작게 느껴지는 16인치의 휠과 타이어는 조금 어색하게 느껴지는 편이다.
후면에서도 깔끔한 상용차의 감성을 제시한다. 균형감이 돋보이는 트렁크 게이트를 적용하고, 이를 캐비닛 타입으로 제작하여 더욱 기능적이고 편하게 사용할 수 있도록 했다. 이와 함께 마스터의 레터링, 그리고 세로로 길게 그려진 리어 콤비네이션 램프를 더해 ‘차량의 존재감’을 제시한다.
깔끔하고 기능적인 공간
국내 시장에 처음 데뷔했던 마스터는 ‘실용적인 구성’에 집중한 모습이었다면 뉴 마스터의 경우에는 더욱 우수한 편의성을 더하며 더욱 가치 높은 공간의 구성을 제시한다.
실제 깔끔하게 다듬어진 대시보드 위에 시인성 및 기능성을 갖춘 계기판과 나름의 기능성을 제시하는 인포테인먼트 시스템, 그리고 마스터 버스를 위해 마련된 2열 도어 버튼 및 깔끔하고 직관적인 구성의 요소들이 곳곳에 자리한다.
이와 함께 실내 곳곳에 여러 수납 공간을 마련하여 차량이 가진 다양한 매력을 더욱 높일 수 있을 뿐 아니라 ‘차량의 가치’를 더욱 높인다. 다만 아쉬운 점이 있다면 르노의 매력 중 하나인 ‘보스 사운드 시스템’의 부재가 느껴지는 점이다.
1열 공간은 간단하고 다듬어진 모습이다. 실제 깔끔하게 다듬어진 공간, 그리고 발판을 밟아 올라야 하는 시트는 투톤으로 다듬어져 시각적인 매력, 그리고 탑승자의 만족감을 높인다. 체격이 워낙 큰 만큼 레그룸이나 헤드룸이 모두 넉넉한 편이고, 또 1열 시트의 각도 조절도 만족스러운 편이다.
다만 마스터 버스가 상용차량이기 때문에 시트의 만족감, 그리고 드라이빙 포지션의 만족감은 다소 아쉽게 느껴질 수 밖에 없다는 점이다.
마스터 버스의 탑승 공간은 총 열 세 명이 함께 하기 위해 실용적으로 구성되었다. 실제 1열에 총 세 명이 탈 수 있는 구성을 갖췄고, 그 뒤로 3, 3, 그리고 4개의 시트가 꼼꼼히 마련되어 있어 미니버스의 가치를 효과적으로 제시한다.
탑승 시트의 경우 시트의 크기, 그리고 각도 조절 등의 부재 등이 느껴지는 건 사살이지만 충분히 안정적인 탑승이 가능한 구성이며, 3점식 시트 벨트 등이 더해져 미니버스의 가치를 한껏 높이는 모습이다.
끝으로 적재 공간도 준수한 모습이다. 실제 기본적이 공간이 무척 넉넉한 뿐 아니라 전고가 워낙 높은 편이라 실내 공간에서 서 있어도 될 정도의 여유를 제시한다. 다만 적재 공간과 승객 공간이 분리된 구성이 아니기 때문에 음식물 등을 적재할 때에는 승객 공간으로 냄새가 스며들 가능성이 농후했다.
기능적으로 갖춰진 마스터 버스의 심장
르노 마스터 버스의 보닛 아래에는 보다 실용적인, 그리고 합리적인 파워트레인 구성이 자리한다. 최고 출력 163마력과 38.7kg.m의 토크를 제시하는 2.3L 디젤 엔진은 그 힘이 다소 아쉽게 느껴지는 편이지만 꾸준한 토크를 바탕으로 주행의 가치를 높인다.
여기에 6단 수동 변속기, 그리고 전륜구동의 레이아웃과 함께 어우러져 합리적이고 실용적인 미니버스를 이끄는 모습이다. 이러한 구성으로 안정직인 주행은 물론이고 복합 기준 9.5km/L(도심 9.3km/L 고속 9.8km/L)의 효율성을 갖췄다.
다루기 좋고, 사용하기 좋은 미니버스 ‘마스터 버스’
르노 마스터 버스와의 본격적인 주행을 위해 도어를 열고, 높은 시트에 올라 몸을 맡겼다. 깔끔하고 간결한, 그리고 기능적인 공간이 시선을 집중시키며 ‘상용차의 대표주자’의 가치를 보다 효과적으로 느낄 수 있었다.
물론 상용 차량이기 때문에 시동 이후, 아이들링 상황에서의 진동이나 소음이 제법 크고 거칠게 느껴지는 편이기 때문에 ‘편안하다’라고 말하긴 어렵겠지만, 시야나 조작성이 우수한 만큼 차량을 다루는 데 있어서 부담이 크게 느껴지는 것도 아니었다.
163마력과 38.7kg.m의 토크는 그리 우수한 출력은 아니지만 막상 주행을 시작하면 준수한 움직임을 제시한다. 엑셀러레이터 페달 조작과 함께 제법 가벼운 감을 제시하며 원하는 영역까지 속도를 높일 수 있어 ‘성능에 대한 스트레스’는 크게 느껴지지 않았다.
주행 중, 엑셀러레이터 페달을 밟을 때 디젤 엔진 특유의 존재감이 지속적으로 느껴지는 편이긴 하지만 성능의 부담, 그리고 스트레스가 크게 느껴지지 않는 만큼 ‘상용차의 가치’는 충분히 제시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참고로 최고 속도는 110km/h로 제한된다.
개인적으로 주행 상황에서 가장 돋보인 건 단연 6단 수동 변속기에 있다. 수동 변속기지만 자동 변속기에 버금 갈 정도의 편의성을 제시하고 있는 매력적인 변속기다.
실제 변속 질감이나 변속 시의 조작감이 상당히 우수한 편인데, 더욱 놀라운 점은 시동을 꺼져도 클러치 페달을 깊게 밟는 것 하나로도 재시동이 가능하고, 클러치 페달 조작감도 워낙 능숙하게 느껴져 수동 변속기의 부담을 대폭 줄여낸다.
차량의 움직임의 경우에는 아무래도 탑승자 유무에 따라 그 질감이 달라질 수 있겠으나 기본적으로는 체격 대비, 체급 대비 한층 경쾌하고 다루기 좋다는 생각이 들었다.
물론 차량이 워낙 길고, 또 휠베이스 역시 워낙 긴 편이기 때문에 코너를 진입하고 탈출하거나 연속된 코너를 진입할 때 다소 부담이 되는 건 사실이지만 ‘마스터 버스’의 체격에만 적응을 한다면 여느 미니밴 차량들 수준의 드라이빙 감성을 느낄 수 있을 것 같아 ‘기대감’이 더욱 커졌다.
끝으로 마스터 버스의 경우에는 여러 요소들이 더해져 주행 가치를 높인다.
기본적인 수동 변속 인디케이터의 적용은 물론이고 차선 이탈 경고, 그리고 외풍에 대한 차체 안정화 기술 등 다양한 부분에서 각종 안전 및 편의사양이 더해져 있는 만큼 시승을 하는 내내 충분히 만족할 수 있는 시간을 보낼 수 있었다.
좋은점: 다루기 좋고, 공간 가치가 높은 ‘새로운 선택지’의 존재
아쉬운점: 주행 시 들려오는 일부 잡소리
수동이지만 괜찮아, 마스터 버스
르노 마스터 버스는 수동 차량, 그러니까 국내 승용차 시장에서는 거의 사장되었다 할 수 있는 수동 변속기 탑재 차량임에도 불구하고 누구라도 쉽게 다룰 수 있고, 또 기대 이상의 만족감을 누릴 수 있는 차량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압도적인 제원을 갖고 있는 건 아니지만 기본적으로 풍부한 경험을 바탕으로 제작된 탄탄한 기본기, 그리고 버스라는 컨셉에 맞춰 착실히 구현된 다양한 매력을 품고 있는 만큼 상용차 시장에서 더욱 높은 가치를 제시할 수 있으리라 생각되었다.
촬영협조: 르노 코리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