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일일 확진자가 18만명을 넘어섰다. 하루 10만명 이상 감염이 11일째 지속되면서 이 기간에만 150여만명의 확진자가 발생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여전히 "재봉쇄는 없다"고 했지만, 일부 주(州)정부는 자택 대기를 권고하는 등 봉쇄령을 재도입하고 있다.
통계사이트 월드오미터는 14일(현지시간) 미국에서 전날 하루에만 18만7,899명의 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발생했다고 밝혔다. 하루 신규 확진자가 10만명을 넘은 건 지난 4일부터 11일째로, 이 기간 중 추가로 감염된 환자만 150만명을 넘는다. 또 같은 날 기준 입원 환자 수도 6만8,500명으로 집계되면서 나흘 연속 최고치였다. 전 세계적으로도 누적 확진자가 100만명 이상인 국가는 미국을 포함해 11개국뿐인데, 캘리포니아주(州)와 텍사스주는 각각 자체적으로도 누적 감염자가 100만명을 넘어섰다.
미국의 폭발적인 확산세에 대한 전문가들의 우려는 갈수록 커지고 있다. 마이클 오스터홀름 미네소타대 감염병 연구정책센터장은 "앞으로 몇 주 안에 하루 20만명이 넘는 감염자가 나온다고 해도 놀랍지 않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대선 유세 현장에 동원된 비밀경호국 요원 30여명이 무더기 확진 판정을 받는 등 이미 백악관이 '감염 진앙지'로 떠올랐고, 스티브 시설랙 네바다 주지사가 감염되는 등 일부 주정부의 행정 공백마저 우려되는 상황이다.
이에 뉴멕시코주와 오리건주가 2주간의 자택 대피령을 시행하는 등 가파른 확산세를 억제하려는 주정부들의 노력이 이어지고 있다. 뉴멕시코주는 이달 말까지 비필수 업종의 영업 중단, 응급진료나 식료품 구매 외 외출 금지 권고 등의 조치를 취했다. 오리건주도 18일부터 재택근무 의무화, 체육시설 폐쇄, 식당·술집 실내영업 금지, 사교모임 6인 이내 제한 등의 조치에 들어간다. 또 캘리포니아·오리건·워싱턴 등 서부권 3개 주정부는 주민들에게 타지역 여행 자제와 함께 방문객의 14일간 자가격리를 촉구했다.
그간 트럼프 대통령의 봉쇄 완화 방침에 적극 호응해 마스크 의무 착용을 반대했던 노스다코타 주정부도 결국 손을 들었다. 현지 주정부는 이날 마스크 착용을 강제화하는 행정명령을 발동하면서 위반시 최대 1,000달러 벌금을 부과하기로 했다. 뉴욕주 등 북동부 6개 지역 주지사들도 조만간 긴급 회동을 가질 예정이고, 아칸소주는 겨울철 코로나 확산을 억제하기 위해 태스크포스(TF) 가동에 들어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