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최다 발병국인 프랑스에서 하루새 확진자가 35%나 폭증하는 등 유럽 전역이 폭풍전야다. 이미 상당수 국가가 부분 봉쇄에 들어간 가운데 일부는 더 강력한 조치를 예고했다. 하지만 경제 회복을 요구하며 봉쇄 조치에 반발하는 시위도 곳곳에서 벌어지고 있다.
프랑스 보건부는 14일(현지시간) 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3만2,095명 발생했다고 밝혔다. 전날(2만3,794명)보다 무려 35%(8,301명)나 폭증한 수치다. 누적 확진자와 사망자는 각각 196만명과 4만4,000명에 달했다. 그나마 하루 사망자는 전날 932명에서 354명으로 감소했다.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은 이날 "앞으로 며칠이 결정적인 시기"라고 강조했다. 프랑스 보건당국은 마스크 착용과 손씻기, 사회적 거리두기, 밀폐공간 환기, 코로나대항 앱 내려받기 등을 5대 수칙으로 제시한 상태다.
유럽 내 다른 국가들의 상황도 갈수록 심각해지고 있다. 전날 하루 1만명 가까운 신규 확진자가 발생한 오스트리아는 17일부터 내달 6일까지 모든 학교와 비필수 영업장을 폐쇄하기로 했다. 제바스티안 쿠르츠 총리는 이날 기자회견을 자청해 "보건당국이 이제 환자 77%의 감염경로를 추적할 수 없게 됐다"면서 "이는 감염이 어디서 발생하는지 더 이상 알 수 없음을 의미한다"고 말했다. 보건의료 시스템이 사실상 붕괴 상태에 있음을 토로한 것이다.
이탈리아는 15일부터 캄파니아주(州)와 토스카나주를 '레드존'으로 추가한다. 기존 지역까지 포함하면 비필수 업종 폐쇄, 건강·근무 외 외출 금지 등이 시행되는 레드존이 전 국토의 3분의 1을 넘게 돼 올 봄 1차 대유행 당시와 마찬가지 상황이 됐다. 영국과 독일은 최근 연일 2만~4만명의 신규 확진자가 발생하자 준봉쇄 지역을 늘리고 있고, 그리스는 2주간 야간 통행금지와 함께 모든 학교의 온라인 수업 의무화에 들어갔다.
이런 가운데 보건의료 시스템이 상대적으로 열악한 루마니아에선 코로나19 환자들을 치료하는 공립병원 중환자실에서 화재가 일어나 최소 10명이 사망하고 10여명이 중상을 입는 참극도 발생했다.
하지만 이 같은 봉쇄령에 "경제를 죽이지 말라"는 시위가 유럽 곳곳에서 벌어졌다. 독일 프랑크푸르트에선 시위대를 해산시키기 위해 물대포까지 동원됐고, 프랑스에선 폐쇄 조치에 반발한 식당과 술집 주인들이 집단소송을 예고했다. 포르투갈에도 시민 수 백명이 주말 통행금지를 무시한 채 시위를 벌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