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합부위통증 등 만성통증 환자 60% 우울증 시달려

입력
2020.11.14 14:36
대한통증학회, 전국 환자 914명 조사 결과


코로나19 유행으로 만성통증 환자들은 병원 방문이 줄어 치료를 덜하게 되면서 환자의 60%가량이 우울증에 시달리는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복합부위통증증후군 환자의 절반 정도가 심각한 우울증으로 고통을 받고 있었다.

대한통증학회(회장 전영훈 경북대병원 마취통증의학과 교수)가 지난 7~8월 2개월간 전국 23개 수련병원 통증클리닉 환자 914명을 대상으로 코로나19가 만성통증 환자에게 미치는 영향을 설문 조사한 결과다.

설문 대상자는 만성척추통증 환자 66.8%(661명), 복합부위통증증후군 15.3%(140명), 대상포진 후 신경통 11.9%(109명), 2가지 질환을 함께 치료받는 환자가 1.2% (11명)였다. 대상 환자들의 유병 기간은 90% 이상이 1년 이상, 코로나19 유행 전 70%에서 한 달에 1회 이상 병원을 찾아 치료를 받았다.

조사 결과, 복합부위통증증후군 환자의 90%, 대상포진 후 신경통 환자의 50%, 만성척추통증 환자는 55%가 우울증을 겪고 있었다. 이들 중 중등도 이상의 우울증으로 확인된 경우는 질환 별로 각각 76%, 50%, 44%였다.

특히 심각한 우울증을 겪는 환자는 복합부위통증증후군 45%, 대상포진 후 신경통 14%, 만성척추통증 10%로 조사됐다.

이번 조사에서 코로나19 유행 후 만성통증 환자의 35% 정도가 병원을 덜 찾았고, 이들 중 3분의 1 정도는 병원 방문 횟수를 75% 이상 줄였다. 질환 별로 병원 방문 횟수가 가장 적게 감소했던 군은 복합부위통증증후군 환자였고, 반면 대상포진 후 신경통 환자는 크게 줄었다.

임윤희 대한통증학회 홍보이사(상계백병원 마취통증의학과 교수)는 “복합부위통증증훈군 환자는 대상포진 후 신경통 등 다른 만성통증에 비해 통증이 심해 코로나19가 유행해도 병원 방문 횟수를 줄이기 힘들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전영훈 대한통증학회 회장은 “코로나19 유행으로 평소 건강한 사람도 심리적으로 영향을 받는 상황인데 만성통증 환자들에게는 훨씬 더 큰 영향을 미치고 있음을 이번 조사로 확인했다”며 “이들 만성통증 환자에게 사회가 조금 더 관심을 가져주길 바란다”고 했다.

권대익 의학전문기자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 Copyright © Hankookilb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