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른바 ‘인국공’ 사태로 구본환 사장이 지난 9월 말 해임된 뒤 공석이던 인천국제공항공사 사장 공개 모집을 위한 지원서 접수가 13일 마감됐다. 지원자 면면은 알려지지 않고 있지만, 누가 사장으로 오든 쉽지 않은 시간을 보낼 것이라는 게 항공업계의 대체적인 전망이다.
항공업계 한 관계자는 “업계가 지금처럼 어려웠던 적이 없었기에 이 위기를 헤쳐나갈 최적임자가 선발되기를 바라고 있다”며 “이번 만큼은 낙하산 인사, 나눠먹기식 인사 같은 잡음은 없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 두 달 가까이 사장직무대행 체제인 인천공항에는 현안이 산적해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인한 이용객 급감에 따른 적자 문제, 문재인 대통령의 공약이었음에도 불구하고 마무리되지 않고 있는 비정규직 노동자 정규직 전환 작업, 면세점 사업자와 골프장 후속사업자 선정 등 굵직굵직한 현안들이 대기하고 있다.
이 때문에 실력과 추진력을 겸비한 인물 낙점 가능성이 점쳐진다. 현재까진 차기 인천공항공사 사장 자리에 국토교통부 출신 관료, 정치인, 경찰 출신 인사 등이 물망에 올랐지만, 이들 대부분 이날 접수 마감 이후에도 말을 아끼거나 지원 사실을 부인했다. 일찌감치 사장 하마평에 올랐던 지방경찰청장 출신의 인사는 연락을 받지 않았고, 그와 가까운 관계자들은 "그가 지원하지 않았다"고 전했다. 또 다선 국회의원 출신의 한 인사도 후보군에 올랐으나, 정치권에선 “다른 공기업 사장을 지냈는데, 또 다른 공사 사장을 노리진 않았을 것”이라며 지원 가능성을 낮게 봤다.
다만 지난 4월 총선에 출마했다 낙선해 이번 공모에 응할 것으로 예상됐던 김경욱(54) 전 국토교통부 제2차관은 묘한 답을 남겼다. 김 전 차관은 "내가(지원 여부를) 밝히는 것은 적절하지 않은 것 같다"며 "인천공항공사 측에 확인해달라"고 말했자.
사장 선임을 위해 지난 2일 구성된 공사 임원추천위원회는 서류심사와 면접심사를 거쳐 2, 3명의 후보를 선정, 기획재정부 공공기관운영위원회(공운위)에 추천한다. 공운위는 이후 제출된 지원서와 자기소개서, 직무수행계획서 등을 바탕으로 인사 검증을 실시하며, 공사 이사회 의결과 주주총회 등을 거친 뒤 대통령이 최종 임명한다. 사장 임기는 3년이나 직무수행 실적 등에 따라 1년 단위 연임도 가능하다.
2001년 개항한 인천공항은 그간 8명의 사장이 거쳐갔다. 그중 국토부 출신은 구 전 사장을 포함해 5명에 달한다. 이 때문에 공사 사장직이 국토부 퇴직 관료를 위한 자리가 아니냐는 비판을 받기도 했다. 공사 한 관계자는 "신임 사장이 강력한 리더십을 발휘해 공항 안팎 문제를 잘 해결했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말했다. 그는 신임 사장이 이르면 내달, 늦어도 내년 초에는 임명될 것으로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