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스크 착용 의무화를 하루 앞둔 12일 중앙방역대책본부(중대본)에서 전 국민에게 보낸 안전 안내 문자입니다. 마스크 착용을 독려하기 위한 이른바 '쓰리 고(GO)' 운동인데요. 영어 알파벳을 이용한 언어유희를 통해 의도를 전달하려는 취지입니다.
이 안내 문자를 두고 재치있다는 평가도 있었지만, 일부에서는 '적절치 않다'는 지적이 나왔습니다. 영어를 모르는 이들의 경우 뜻을 제대로 파악하기 어려울 수 있다는 거죠.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등 감염병에 취약한 고령층이 상대적으로 영어 교육 기회가 적었던 만큼 정작 이런 안내 문자를 이해하지 못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있었습니다.
한 누리꾼은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관련 민원을 넣은 사실을 공개하면서 "우리나라에서 'GO'는 누구나 읽을 수 있는 단어가 아니다. 전 국민을 대상으로 한 안내라면 모든 사람이 이해하는 문구를 사용해야 한다"라고 주장했어요.
사실 이런 지적이 처음 불거진 건 아닙니다. 지난해 연말 새로 단장한 서울 고속버스터미널은 매표소에 한글 없이 영어로 'TICKETS'이라고만 써놓았다가 뒤늦게 '표 사는 곳', '무인 발권기'라는 안내를 덧붙였죠. 비슷한 시기 서울시가 도입한 신형 버스 하차 벨도 정지나 하차 대신 'STOP'만 적힌 채라 영어가 익숙하지 않은 세대를 외면했다는 비판을 받았습니다.
국립국어원은 이에 "국민 생활과 밀접한 분야에서 한글 병기 없이 외국 문자만을 노출할 경우 해당 외국어를 모르는 이들은 이해하지 못하거나 잘못 이해할 수 있다"고 했습니다. 그러면서 "알기 쉬운 우리 말로 쓰거나 꼭 외국어를 사용해야 한다면 한글을 같이 쓰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전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