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궁중문화축전’ 유튜브 동영상 조회 수가 100만에 육박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궁중문화축전은 조선 궁궐을 활용하는 국내 최대 규모의 전통문화 축제다.
13일 문화재청에 따르면, 7월 9일부터 이달 8일까지 약 석 달간 유튜브를 통해 올해 축전 관련 동영상이 시청된 회수가 96만4,000여회에 달했다. 축전 전용 유튜브 채널과 외부 크리에이터 7개 채널의 조회 수가 각각 약 56만4,000회, 40만회로 집계됐다.
무엇보다 정성이 통했다. 앞을 내다보고 주최 측이 온라인 영상 콘텐츠를 꾸준히 강화해 온 결과다. 전반적으로 평가들이 좋다. 예악으로 왕권 강화와 정치 개혁을 꾀하다 요절한 비운의 왕세자 ‘효명세자’의 이야기를 아트 비디오 형식으로 다룬 ‘시간여행 그날, 효명’과 영조ㆍ사도세자ㆍ정조 3대에 걸쳐 일어난 슬픈 이야기를 음악극 형식으로 꾸민 ‘시간여행 그날, 정조–복사꽃, 생각하니 슬프다’가 일단 대표적이다. 유튜브에서 가장 반응이 뜨거웠다고 한다.
‘아티스트가 사랑한 궁’ 역시 관객들로부터 “궁궐의 아름다움, 목소리의 아름다움, 예술의 아름다움이 절묘하게 조합된 콘텐츠”라는 평가를 받았다는 게 주최 측 설명이다. 피아노 연주자 임동혁, 재즈 가수 나윤선, 명창 안숙선 등 유명 음악인들이 궁궐을 무대로 퍼포먼스를 펼쳐 보였다.
조선 왕실의 중요 순간을 영상화한 ‘2020 대한민국 외국공사 접견례’ 및 ‘2020 종묘 묘현례’, 대한황실문화원과 함께 만든 ‘헬로우 황태자’ 등도 호응을 얻은 콘텐츠다. “조선 왕실과 궁중 문화를 사람들이 제대로 알 수 있게 만드는 데에 공들여 만든 영상 콘텐츠들의 기여가 컸다”는 응원이 많았다고 주최 측은 전했다.
짧은 동영상을 공유하게 해 주는 애플리케이션 ‘틱톡’도 축전 흥행에 큰 몫을 했다. 10월 10일부터 11월 8일까지 약 한 달간 누적 참여자가 270만명에 이르렀다고 주최 측은 밝혔다. 7인조 가수 ‘뉴키드’가 중독성 있는 후렴구에 맞춰 안무를 직접 만든 ‘둠칫궁칫 댄스 챌린지’는 공개하자마자 조회 수가 8만을 넘길 정도로 반응이 빨랐다고 한다.
이런 ‘온라인 쏠림’에는 불가피한 배경도 있었다. 코로나19 대유행 영향으로 올해 처음 봄이 아닌 가을에 축전이 열렸고 현장(12개)보다 많은 온라인 프로그램(18개)을 선보였다. 더욱이 ‘사회적 거리 두기’ 때문에 축전에 참여한 600만여명의 절대 다수가 인터넷 이용자일 수밖에 없었다. 축전 누리집, 게임, 유튜브, 블로그, TV방송을 통한 영상 클릭 수가 약 216만회, 인스타그램과 페이스북, 틱톡 등 사회관계망서비스(SNS)의 도달 수가 약 386만회였다.
오프라인 ‘어린이 궁중문화축전’을 대체한 ‘랜선 어린이 궁중문화축전’도 꽤 선전했다. 인기 게임 ‘마인크래프트’를 활용한 ‘마크로 만나는 궁’에 2만명이 참여했고, 크리에이터 4명의 합동 방송은 25만명이 시청했다.
약 1만3,000명으로 참여 인원을 제한한 오프라인 프로그램은 희소한 데다 양질이어서 경쟁이 치열했다. 특히 수상 무대에서 펼쳐진 퓨전 창극 ‘경회루 판타지-궁중연화’와 미디어 아트 전시 ‘창경궁, 빛이 그리는 시간’, 단체 탐방 프로그램 ‘창덕궁 달빛기행-두 번의 달을 보다’ 등 사전 예약 프로그램은 예약 시작 2분 만에 전 회차가 매진되기도 했다.
올 가을은 지나가지만 온라인 축전은 지속된다. 10, 11월 축전 기간에 공개된 130여개의 온라인 프로그램은 궁중문화축전 유튜브(url.kr/JIL1Tt)에서 계속 관람할 수 있다.
문화재청 궁능유적본부는 “관람객들이 다양한 방법으로 궁중 문화를 체험하고 즐기는 과정에서 궁궐이 우리와 함께 오늘을 살아가는 존재로 자리매김하는 시간이 됐을 것”이라며 “코로나19의 어려움 속에서 안전하게 즐기는 축제의 선례를 남긴 것 같다”고 결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