獨 아우토반 연장 공사로 위기에 처한 참나무숲

입력
2020.11.13 11:00
아우토반 49호선 연장 위해 대규모 벌목작업
환경단체 1년 넘게 시위 이어가
퇴거조치 나선 경찰과 몸싸움도 이어져




1만 2000 그루가 넘는 참나무와 수령 250년 이상의 나무, 멸종 위기종이 즐비한 독일 중부 헤센주의 국립 다넨호이더 숲이 아우토반 49호선 연장을 위한 대규모 벌목작업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 공사 현장은 1년이 넘도록 진을 치고 벌목 반대 시위를 하는 환경운동가들과 이들을 막으려는 경찰들이 대치중이다.

독일 아우토반 공사는 울창한 삼나무 수 백 그루를 베어내 자연 경관과 생태계를 훼손한다는 논란으로 공사 중단과 재개를 반복하는 제주도 비자림로 확장공사와도 닮아있다.

독일 당국은 2021년 9월 시작될 아우토반 49호선 연장공사를 위해 약 85헥타르 면적의 산림을 벌목해야 하며 시위대로 지연됐던 약 27헥타르의 숲을 내년 2월까지 개간해야 하지만 환경단체들의 반발로 상황이 녹록하지 않다.



독일 경찰은 11일부터 전국에서 모인 1,000여 명의 경찰들을 투입해 대규모 시위대 퇴거 작전을 실시했다.

경찰은 시위대가 설치한 바리케이드와 잠재적인 위험 요소들을 제거한 후 중장비를 동원해 나무 위에 올라가 있는 시위자들을 지상으로 끌어내렸고 그 과정에서 거친 저항으로 맞선 환경운동가 여러 명이 부상당하고 체포되기도 했다.

아우토반 49호선 연장공사 논란은 지역의 교통정체를 완화하고 다른 주변 지역에서 겪는 소음 공해를 줄일 것이라는 주장과 숲의 훼손을 막겠다는 환경운동가들의 주장이 이해충돌해 그 결정을 내년 가을 총선을 앞둔 정치권으로 넘기게 될 전망이다.








정리=박주영 bluesky@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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