꽉 막힌 혈 뚫은 ‘불혹의 캡틴’ 유한준…KT, 벼랑 끝에서 반격 1승

입력
2020.11.12 2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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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가 1981년생 ‘불혹의 캡틴’ 유한준의 결승타에 힘입어 벼랑 끝에서 반격의 1승을 올렸다.

KT는 12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프로야구 플레이오프(5전3승제) 3차전에서 두산을 5-2로 꺾었다. 1, 2차전을 내리 패해 탈락 위기에 놓였던 KT는 기사회생하면서 팀 창단 첫 포스트시즌 승리를 거뒀다.

위기의 KT를 구한 해결사는 프로 16년 차로 현대와 히어로즈 시절 준플레이오프, 플레이오프, 한국시리즈를 경험한 최고참 유한준이었다. 4번 지명타자로 선발 출전한 유한준은 KT 선발 윌리엄 쿠에바스와 두산 선발 라울 알칸타라의 팽팽한 투수전으로 흐르던 8회초에 0의 균형을 깨는 선제 적시타를 쳤다.

지난 9일 1차전에서도 2타점 동점 적시타로 팀 타선에 활력을 불어넣었던 유한준은 8회초 2사 후 2번 황재균의 볼넷과 3번 멜 로하스 주니어의 중전 안타로 이어진 1ㆍ3루 기회에서 알칸타라의 2구째 시속 151㎞ 직구를 받아 쳤다. 유격수와 2루수 사이를 가르는 유한준의 땅볼 타구는 두산 유격수 김재호가 잡으려고 했지만 글러브를 맞고 오른쪽으로 빠졌다. 이 때 3루 주자가 홈을 밟았고, 이 안타로 알칸타라는 투구 수 105개에서 강판했다.

1회초 1사 2루, 2회초 1사 3루, 6회초 1사 2루, 7회초 1사 2루 등 수차례 득점 기회를 놓친 상황에서 최고참 유한준이 꽉 막혔던 혈을 뚫자 그 동안 움츠렸던 KT 타선도 깨어나기 시작했다.

두산은 2차전에서 2.1이닝을 퍼펙트로 막았던 홍건희를 두 번째 투수로 올려 1ㆍ3루 위기를 추가 실점 없이 넘기려고 했지만 포수 박세혁이 5번 강백호 타석 때 포일을 범하며 1점을 더 내줬다.

KT는 이후 강백호의 자동 고의4구, 6번 박경수의 볼넷으로 만든 2사 만루에서는 7번 배정대가 중견수와 내야수 사이에 떨어지는 행운의 안타를 쳐 2점을 보탰다. 또 8번 장성우가 바뀐 투수 박치국을 상대로 1타점 적시타를 날려 5-0까지 달아났다. 두산은 8회말과 오재원이 1점 홈런, 9회말 김재환이 솔로 홈런을 터뜨렸지만 승부를 뒤집기엔 역부족이었다.

1차전 구원 투수로 마운드에 올라 0.2이닝 2실점으로 부진했던 쿠에바스는 이날 선발 등판에서 8이닝 3피안타(1홈런) 2탈삼진 무4사구 1실점 '속죄투'를 펼치며 3차전 최우수선수(MVP)에 선정됐다. 쿠에바스에 맞선 20승 투수 알칸타라는 7.2이닝 7피안타 2볼넷 5탈삼진 3실점으로 패전을 떠안았다.

두 팀의 플레이오프 4차전은 13일 같은 장소에서 펼쳐진다. 시리즈를 5차전까지 끌고 가려는 KT는 4차전 선발로 배제성을, 4차전에서 끝내려는 두산은 유희관을 예고했다.

김지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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