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전 참전 기념비 찾은 바이든… '동맹강화' 의지 담겼나

입력
2020.11.12 09:50
美 재향군인의 날 맞아 참전 기념비 참배
"재향군인 배신 않는 최고사령관 되겠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당선인은 퇴역 군인을 기리는 미국의 재향군인의 날을 맞아 한국전쟁 참전 기념비에 헌화했다. 바이든 당선인의 한국을 비롯한 동맹국과의 관계강화 의지가 담긴 행보라는 해석이다.

워싱턴포스트(WP) 등 현지 언론과 공동 취재단에 따르면 바이든 당선인은 11일(현지시간) 펜실베이니아주(州) 필라델피아에 있는 한국전쟁 참전 기념공원의 기념비를 찾았다. 질 바이든 여사와 손을 잡고 성조기와 태극기가 펄럭이는 광장의 검은 대리석 기념비에 도착한 바이든 당선인은 관계자가 건네준 조화를 놓았다. 이어 기념비 앞에 잠시 서서 묵념했다.

필라델피아 한국전쟁 참전기념비는 한국전쟁에서 전사하거나 실종된 622명의 지역 참전용사들을 기리기 위해 세워졌다. 미국 내에만 100여개가 넘는 한국전쟁 기림비 중 하나다.

이번 행사는 미국 재향군인의 날 차기 대통령으로서 공식 행보에 나선 것이지만, 방문지가 한국전쟁 기념비라는 점에서 한국을 '혈맹'이라 부른 바이든 당선인이 한국을 비롯한 동맹과의 관계 복원에 나섰다는 분석이 나온다. 바이든 당선인은 대선 승리 확정 이후 해외 우방국 정상들과 통화에서도 "미국이 돌아왔다"는 메시지를 전하는 등 동맹 복원에 대한 의지를 밝힌 상황이다.

바이든 당선인은 같은날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올린 기념 메시지에서 "오늘 우리는 미국 군대의 제복을 입었던 이들의 봉사를 기린다"며 "나라를 지키기 위해 용감하게 싸운 재향군인들의 가치를 배신하지 않는 최고사령관이 되겠다"라고 적었다.

또 퇴역 군인을 향한 별도의 공식 성명을 내고 "여러분이 마땅히 받을 만한 존경에 못 미치는 식으로 여러분이나 가족을 대우하지 않을 것"이라고도 밝혔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2018년 프랑스 방문시 1차 세계대전 전몰장변 묘지 방문을 거부하면서 미군 전사자를 '루저(Loser·패배자)'라고 언급했다는 보도를 의식한 발언으로 보인다.

전혼잎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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