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를 포함한 서방 외교관들이 11일(현지시간) 사우디아라비아 제다에서 열린 제1차 세계대전 종전 기념행사에 참석했다가 폭탄 공격을 받고 최소 4명이 부상당했다. 최근 프랑스와 이슬람권 국가들 간의 갈등이 고조되고 있는 가운데 이와 관련한 연속 테러의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프랑스 외교부는 이날 성명을 내고 "사우디아라비아 제다의 비무슬림 묘지에서 제1차 세계대전 종전을 기념하는 연례행사가 진행되고 있을 때 폭탄이 폭발했다"며 "행사에 참석한 여러 외교관들이 부상당했다"고 밝혔다. 또한 프랑스24는 "이 행사에는 프랑스 총영사와 이탈리아·영국의 영사들도 참석했으며, 수류탄이 묘지 벽쪽으로 던져졌다"고 보도했다. 이번 폭발로 그리스인 1명을 포함해 최소 4명이 부상당했다고 로이터통신이 전했다. 용의자나 피해자들의 신원은 알려지지 않았다.
프랑스 외교부는 "프랑스는 이 비겁하고 정당하지 않은 공격을 강력히 규탄한다"고 강조해 이번 폭발을 테러로 의심하고 있다. 또한 프랑스 외교부는 사우디 당국에 "이번 공격에 대해 완전히 밝혀내 가해자를 색출해주길 바란다"고 촉구했다. 폭발이 일어난 제다는 프랑스 영사관이 있는 곳으로, 지난달 29일 이곳 경비원 한 명이 사우디 남성에게 흉기 공격을 받아 부상당하는 일이 발생했다. 이에 프랑스 영사관은 현재 사우디 내 자국민들에게 "최대한 경계"하라고 당부했다.
최근 프랑스와 이슬람 국가 간의 갈등이 고조되면서 이번 폭탄 폭발이 연속 테러일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어 보인다. 앞서 지난달 16일 프랑스 중학교 교사가 이슬람 예언자 무함마드를 풍자한 만평을 소재로 수업을 했다가 이슬람 극단주의에 빠진 10대 청년에게 참수당했다. 이후 지난달 29일 프랑스 남부 니스의 노트르담 대성당에서 튀니지 국적의 한 남성이 흉기를 휘둘러 3명이 목숨을 잃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