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인영 통일부 장관은 11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당선 이후의 남북경협 진전 가능성에 대해 “아직 판단 근거가 부족하다”며 신중한 입장을 보였다. 그러면서도 바이든 행정부가 트럼프 행정부 못지않은 기회 요인이 될 수 있다는 평가를 함께 내놨다.
이 장관은 이날 오후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전체회의에서 바이든 당선으로 인한 개성공단 재개 가능성에 대해 묻는 양향자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질의에 “단정적으로 판단하진 못하겠다”며 이같이 답했다.
이 장관은 “상대적으로 인권과 인도주의 협력문제에선 어느 정도 예측 가능한 부분이 있어 보이나 경제협력, 특히 (대북)제재는 판단 근거가 부족하다”며 “(다만) 판단 과정에서 우리가 틈을 만들 수 있다면 현실적으로 접근할 길이 전혀 없는 건 아니라 생각한다”고 기대했다. 또 “(개성공단은) 남북협력, 경협사업으로서 상징성이 굉장히 크다”며 “지속ㆍ확장ㆍ발전돼나가야지 중단될 문제가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바이든 행정부에 거는 기대도 숨기지 않았다. 이 장관은 미국의 전향적 대북정책을 견인할 방법을 묻는 최종윤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질의에 “ 바이든 당선자는 김대중 전 대통령의 햇볕정책을 분명하게 지지했던 분이기 때문에 역사적 기반 부분에서 접근할 가능성이 꽤 있다”고 말했다. 또 “그간 인권 등 인도적인 협력 문제가 연계되면서 위축되거나 소극화된 상황과 달리 바이든 정부가 등장한다면 인권 문제에 원칙적으로 임하되 인도주의적인 것은 진척시켜 나가면서 대화와 협상의 여지를 넓힐 수 있는 기회를 만들 수 있다”고 내다봤다.
그러면서 “한반도 문제가 트럼프 정부와 달리 후순위로 밀리는 게 아니냐는 걱정이 있는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중장기적인 관점에서 놓고 보면 새로운 시간을 디자인할 수 있는 기회”라는 의미를 부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