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 대통령 "농업에 미래 달렸다는 각오...농촌을 한국판 뉴딜 핵심으로"

입력
2020.11.11 16:00
2030년까지 밀 자급률 10%, 콩 자급률 45%
생활SOC 복합센터 2025년까지 1,200개로 확충


문재인 대통령은 11일 “농촌이 한국판 뉴딜의 핵심 공간이 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특히 식량 안보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2030년까지 밀 자급률을 10%로, 콩 자급률을 45%까지 높일 것”이라고 목표를 제시했다. 농가의 어려움을 줄이는 적극적인 정책 추진도 약속했다.

문 대통령은 청와대에서 열린 제25회 농업인의 날 기념식에서 “농업과 농촌은 지속 가능한 미래의 주역이 될 것이고 식량 안보 체제의 든든한 버팀목이 될 것”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기념식에는 최첨단 정보통신기술(ICT)과 디지털 기술을 접목한 스마트팜에서 토마토를 재배하고 있는 청년농업농업인 등 200여 명이 함께했다. 대통령이 농업인의 날에 참석한 건 2008년 노무현 전 대통령 이후 17년 만이다.

문 대통령은 기념사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이후 “삶의 터전으로서 농촌이 갖고 있는 거대한 잠재력에 주목하게 됐다”며 “코로나 이후 시대를 맞아 새로운 시대의 농정을 과감하게 펼쳐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포스트 코로나 전략인 한국판 뉴딜의 핵심으로 농업을 삼겠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올해 농산물 전체 수출 실적이 60억 달러를 넘어섰고, 일자리는 2017년 이후 3년간 11만6,000개 늘어났다는 점을 언급하면서다. 문 대통령은 “농업은 생명 산업이자 국가 기간 산업으로, 농촌은 우리 민족 공동체의 터전”이라며 “국가 식량계획과 농촌 공간계획을 수립해 농촌이 한국판 뉴딜의 핵심 공간이 되도록 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공익직불제 도입 등 농가의 숙원 정책 추진도 약속했다. 도서관과 체육시설을 갖춘 생활 SOC 복합센터를 올해 700여개에서 2025년까지 1,200여 개로 늘리고, 농촌의 생활ㆍ주거환경을 개선하는 농촌재생사업도 확대 추진하겠다는 구상도 밝혔다. 문 대통령은 “농촌은 우리의 영원한 고향이다. 농업은 우리의 생명이며, 농민은 우리의 어머니이고 아버지”라며 “우리의 미래가 농업에 달려있다는 각오로 농촌이 잘 사는 나라, 농민이 자부심을 갖는 나라를 국민과 함께, 지역과 함께 반드시 만들겠다”고 거듭 강조했다.


문재인 대통령, 제25회 농업인의 날 기념사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농업인 여러분, 올 한 해 정말 수고 많으셨습니다. 코로나로 인한 학교 급식 중단과 행사 축소, 유례없는 장마와 태풍으로 채소, 화훼, 과수 등 작물을 가리지 않고 농가 피해가 이루 말할 수 없을 것입니다. 쓰러진 벼를 일으키는 농부의 마음이, 우리가 코로나를 극복하고 일상을 되찾아 가는 힘이 되었습니다. 우리 농업을 지켜 주시고, 올 한 해 국민들의 먹거리를 책임져 주신 농업인들께 깊이 감사드립니다. 우리가 모인 이곳은 조선시대 경복궁의 후원으로 임금이 직접 농사를 지었던 친경전과 8도 농사의 풍흉을 살피던 팔도배미가 있었던 곳입니다. 농업을 천하의 근본으로 여겼던 정신을 되새기며, ‘제25회 농업인의 날’ 기념식을 갖게 되어 매우 뜻깊습니다. 농사의 고단함을 몸소 느끼고자 했고, 농민을 아끼는 마음으로 농정을 펼치고자 했던 조선시대 임금의 마음은 지금 이 시대에도 우리가 함께 가져야 할 정신일 것입니다. 올해 우리 농업은 수출을 늘렸고 일자리도 든든히 지켰습니다. 코로나로 세계 경제가 어려운 가운데서도, 10월까지 김치와 고추장 수출이 작년보다 40% 가까이 증가했고 농산물 전체 수출 실적이 60억 불을 넘어섰습니다. 일자리는 2017년부터 3년간 11만6천 명이 늘어났습니다. 농촌에서 창업을 꿈꾸는 젊은이들과 귀농인들이 농촌에 혁신과 활력을 불어넣고 있습니다. 우리 쌀은 생명을 살리는 데에도 기여하고 있습니다. 매년 5만 톤의 쌀이 유엔식량기구를 통해 예멘, 에티오피아, 케냐, 우간다에 전해져 300만 명의 식탁에 오르고 있습니다. 오늘 세계식량계획 사무총장은 한 세대 만에, 식량을 원조받던 나라에서 세계 아홉 번째 규모의 원조 공여국으로 성장한 한국 농업의 발전에 놀라움을 표현했습니다. 전국의 220만 농업인들이 이룬 값진 성과입니다. 오늘 농업 발전에 기여한 공로로 수상한 분들을 축하하며, 우리 경제의 버팀목인 농업인들을 우리 국민들이 자랑스럽게 여기고 있다는 것을 꼭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특별히 오늘 이 자리에는 청년 농업인들과 새로운 농업 인재들이 함께하고 있습니다. 땅과 함께 굵어진, 어머니, 아버지의 손을 꼭 잡아 주길 바랍니다. 농업에 대한 자부심으로 여러분의 꿈이 활짝 필 수 있도록 정부도 항상 함께하겠습니다. 국민 여러분, 농업인 여러분, 농업은 생명 산업이자 국가기간산업이며, 농촌은 우리 민족공동체의 터전입니다. 코로나 위기 속에서 우리는 자연 생태계의 중요성을 더욱 절실히 느꼈고, 삶의 터전으로서 농촌이 갖고 있는 거대한 잠재력에 주목하게 되었습니다. 우리는 코로나 이후 시대를 맞아 새로운 시대의 농정을 과감하게 펼쳐갈 것입니다. 국가식량계획과 농촌공간계획을 수립하여 농촌이 한국판 뉴딜의 핵심 공간이 되도록 하겠습니다. 농업과 농촌은 지속가능한 미래의 주역이 될 것이며, 식량안보 체제의 든든한 버팀목이 될 것입니다. 우리 정부 출범 전, 20년 전 수준까지 떨어졌던 쌀값이 회복되어 안정적으로 유지되고 있습니다. 농업계의 오랜 숙원이었던 공익직불제를 도입하여, 논농사와 밭농사 모두 직불금의 혜택을 받게 되었습니다. 특히 직불금 도입 과정에서 중소규모 농가를 더 배려했습니다. 앞으로 농업이 환경과 생태적 가치에 기여하도록 공익직불제를 발전시킬 것입니다. 농산물 가격 폭락에 눈물지었던 농민의 시름도 덜어드리고 있습니다. 농산물 생산량 정보를 제공하여 자율적으로 수급을 관리하도록 돕고 있습니다. 올해 시범적으로 양파, 마늘 생산자들이 함께 수급을 조절하고, 온라인을 통해 도매 거래한 결과 수급과 가격 모두 안정되는 효과가 있었습니다. 앞으로 주요 채소와 과수 등으로 확대하여 농민과 소비자 모두에게 혜택이 되도록 하겠습니다. 젊은이와 어르신 모두가 살기 좋은 농촌, 살맛나는 농촌을 만들고 있습니다. 도서관과 체육시설을 갖춘 생활 SOC 복합센터는 올해 700여 개에서 2025년까지 1,200여 개로 늘릴 것입니다. 농촌의 생활•주거환경을 개선하는 농촌재생사업도 확대 추진하겠습니다. 귀농귀촌 희망자의 준비부터 정착까지 전 과정을 지원하는 통합플랫폼을 제공하고, 내년부터 ‘농촌 미리 살아보기’ 프로그램을 마련할 것입니다. 이제 농촌도 혁신의 공간으로 거듭나고 있습니다. 연간 1,600명의 청년 농업인 양성사업으로 농촌의 미래 주역들이 성장하고 있고, 2022년까지 스마트팜 보급을 7,000헥타르로 확대합니다. 지금 제 옆에 있는 자율작업 트랙터와 자율작업 이앙기는 우리 기술로 만들어 수출하고 있는 제품입니다. 어르신들도 자율작업 농기계를 이용해 큰 힘 들이지 않고 농사를 하실 수 있도록 하겠습니다. 선제적 대응으로, 가축 전염병 방역에도 상당한 성과를 거두고 있습니다. 구제역과 조류 인플루엔자를 지금까지 장기간 막아냈고, 아프리카돼지열병의 확산도 성공적으로 차단하고 있습니다. 축산 농가를 위해 헌신해 주신 지자체 가축방역관과 방역 요원들에게 특별히 감사드립니다. 식량안보는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습니다. 2030년까지 밀 자급률을 10%로, 콩은 45%까지 높일 것입니다. 품종과 재배기술 향상에 힘쓰는 한편, 국산 장류와 두부, 밀 가공품 소비를 확대하겠습니다. 해외 곡물 조달 능력도 확충하겠습니다. 지역에서 생산-소비가 이뤄지는 안전한 식량자급자족 체계를 만들겠습니다. 로컬푸드 직거래 장터를 늘리고, 푸드플랜 참여 지자체 수를 현재 예순일곱 개에서 2022년까지 100개로 늘리겠습니다. 또한 저소득층, 임산부, 돌봄 학생, 어르신들이 신선한 농식품을 충분히 섭취할 수 있도록 먹거리 지원에도 힘쓰겠습니다.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농민 여러분, 농촌은 우리의 영원한 고향입니다. 농업은 우리의 생명이며, 농민은 우리의 어머니이고 아버지입니다. 농촌과 농업, 농민을 지키면 그 어떤 어려움도 극복할 수 있습니다. 들판의 씨앗이 자라 곡식이 되고 나무로 크듯이 우리 모두 정성을 다해 농업을 살피면 그만큼 대한민국은 열매를 맺고 성장할 수 있을 것입니다. 오늘 도시•농촌 상생 협약식을 맺었습니다. 함께 농업을 살리는 국민 농정의 시작입니다. 우리의 미래가 농업에 달려있다는 각오로 농촌이 잘 사는 나라, 농민이 자부심을 갖는 나라를 국민과 함께, 지역과 함께 반드시 만들겠습니다. 농민이 행복한 세상이 국민이 행복한 세상이며, 밥심이, 코로나 이후 시대, 선도국으로 가는 저력입니다. 감사합니다.
이동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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