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임자산운용 사태와 관련해 판매 증권사 대표들이 중징계를 권고받으면서 나재철 금융투자협회장의 거취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라임 사태' 당시 대신증권 대표로 재직했던 나 회장이 '업계 대표직'을 유지하는 게 맞는지를 둘러싸고 이런저런 말들이 오가고 있어서다. 일단 나 회장 측은 "법적인 문제가 없다"며 2년 이상 남은 임기를 채울 뜻을 밝혔다.
11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금융감독원 제재심의위원회는 전날 라임 사태 책임을 물어 나 회장(전 대신증권 대표)과 윤경은 전 KB증권 대표, 김형진 전 신한금융투자 대표 등에게 '직무 정지' 상당의 처분 권고를 결정했다. 징계 대상 중 유일한 현직인 박정림 KB증권 대표는 1단계 감경된 '문책경고'를, 김병철 전 신한금투 대표는 경징계인 '주의적 경고'를 권고 받았다.
문책경고 이상의 중징계가 확정되면, 전·현직 증권사 대표들은 향후 3~5년간 금융사 취업이 제한된다. 사실상 금융권 퇴출이라고 봐야 한다는 게 업계 설명이다.
문제는 나 회장이 올해 1월부터 금투협 회장직을 맡고 있다는 점이다. 국내 증권사 및 자산운용사 321곳을 회원사(정회원 기준)로 둔 금투협은 사실상 증권업계를 대표하는 금융단체다. 이 때문에 일각에선 "내부 통제 실패로 금융당국 징계를 받은 당사자가 업계 대표직을 수행하는 건 문제가 있다"는 지적이 있어 왔다.
하지만 금투협은 나 회장의 직무 유지에 법적인 문제가 없는 만큼 남은 임기(2022년 12월 31일까지)를 채우겠다는 뜻을 밝혔다. 금투협 관계자는 이날 오전 "자본시장법을 근거로 설립된 금투협은 민간 유관기관이자 업자 단체"라며 "해당 중징계 적용대상인 금융기관(증권사)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입장을 내놨다.
그러면서 "금감원도 직무정지 권고는 증권사 대표직 직무정지를 뜻하는 것이지 민간 유관기관인 금투협회장 업무를 중단하란 뜻은 아니라고 확인해줬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