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범계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살려주십시오” 발언으로 논란이 됐던 ‘판례 모음 저장장치(USB)’ 제작 사업을 위한 예산을 법원행정처가 올해는 받지 않겠다고 결정했다.
조수진 국민의힘 의원은 10일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 페이스북에 “오늘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예산결산기금심사소위에 박 의원이 제기한 ‘법고을LX USB 제작 사업’에 3,000만원의 예산을 배정하는 안건이 올라왔는데 법원행정처가 이를 거부했다”고 밝혔다. 이어 “박 의원의 반응이 궁금해진다”며 “’살려주세요’에 대해 법원은 ‘그냥 죽겠다는 것인가’”라고 했다.
앞서 박 의원은 지난 5일 법사위 전체회의에서 “법고을LX 예산이 지난해 3,000만원에서 올해 0원으로 전액 삭감됐다”고 언급하면서 대법관인 조재연 법원행정처장에게 “’의원님들 한 번 살려주십시오’ 한 번 하세요”라고 말했다. 이후 발언이 부적절했다는 비판이 제기되며 논란이 일었다.
이와 관련, 법원행정처는 이날 “현재 상태로는 예산 규모를 바로 확정하기보다 면밀한 검토를 거쳐 2022년 예산에 반영하는 것이 적절하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박 의원은 “기존의 3,000만원으로 증액이 필요하다”는 의견을 제출했지만, 법원도서관은 “3,000만원으로는 최근까지 축적된 자료의 구축마저 쉽지 않다”며 “1억5,000만원 또는 2억3,000만원이 필요하다”는 의견을 냈다는 것이다.
법원행정처는 “박 의원에게도 사정을 설명드리며 '2022년 예산 편성 시 적극적으로 재정당국에 요구하겠다'고 하고 양해를 구했다”고 했다. 이어 “사업의 필요성을 지적하며 증액 요구까지 하신 박 의원님의 진의가 오해 없이 잘 전달되기를 바란다”고도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