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업에 대한 막연한 두려움을 떨칠 수 있었어요.”
10일 ‘2020 대한민국 일자리 엑스포’ 행사장을 찾은 대학교 4학년생 이민정(23)씨는 “공기업의 인사 담당자와 얼굴을 마주하고 이야기를 나누면서 속만 끓였던 고민을 덜게 됐다”며 이런 소감을 전했다.
이날 서울 삼성동 코엑스 일자리 엑스포 박람회장에는 이씨처럼 진로를 고민하는 대학생과 취업준비생의 발길이 이어졌다. 정부가 7월 내놓은 한국판 뉴딜과 연계한 일자리 사업을 보여주는 자리였지만, 누구보다 취업전선에 선 이들의 관심이 뜨거웠다.
박람회 참석을 위해 새벽부터 의정부에서 달려왔다는 취준생 최상혁(31)씨는 “도시개발 관련 공기업 취업을 준비 중인데, 각각의 기업이 추구하는 한국판 뉴딜정책의 역점사업을 살펴봤다”며 “인터넷에선 접할 수 없던 생생한 정보를 들을 수 있어 좋았다”라고 만족해 했다.
청년층 말고도 40~50대 중년부터 머리가 희끗한 60대층도 행사장을 찾았다. 관람객들은 전국 지방자치단체, 중앙과 지방의 공공기관, 민간기업 등 122곳이 만든 현장 홍보관에서 최신의 취업 정보와 채용 지원책을 놓칠 새라 관련 내용들을 꼼꼼하게 살폈다.
제2의 인생을 설계중인 이기준(61)씨는 “주변에서 한국판 뉴딜사업에 대해 많이 이야기해 내가 할 수 있는 일이 있을까 싶어 달려와봤다”며 “유익한 시간이었다”라고 말했다.
박람회장엔 튜닝카, 수소전기차, 서빙로봇 등 신산업 제품이 등장, 관람객의 눈길을 사로 잡았다. 전남도와 울산시, 대전시 등이 정부의 뉴딜 관련 일자리를 창출할 새로운 성장 동력 산업들을 실제 모형과 함께 전시한 것이다. 이들 홍보관에는 사례들을 벤치마킹하려는 정부기관, 지자체 관계자들은 물론 일반인 관람객까지 몰려 북새통을 이뤘다.
국가보훈처 제대군인일자리과 관계자는 “보훈처에서 접목할만한 일자리 정책들을 살펴보고 있다”며 “수소차 등 정부의 뉴딜 관련 사업들도 새롭게 알게 됐다”라고 말했다.
박람회장 한편에 마련된 무료취업카페 ‘캐치카페’의 취업 설명회장에도 청년 구직자들이 북적댔다. 청년 취업 희망처 1순위로 꼽히는 공공기관의 취업정보를 알려주기 위한 자리인지라, 참석자들은 각 기관의 인사담당자 말에 한시도 눈을 떼지 않는 모습이었다.
일자리 엑스포에 참가한 지자체와 공공기관 등은 화기애애한 분위기 속에서도 일자리 관련 정책 대결을 펼쳤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코로나19) 사태에 따라 박람회장 동시 입장 관람객을 1,800명으로 제한했지만, 누적 관람객이 3,000여명에 달하는 등 관람 열기는 뜨거웠다. 코로나19 사태로 인해 오프라인과 병행한 온라인 부스에도 1,600여명의 관람객이 모여 박람회 상황을 지켜봤다.
지방공기업평가원 관계자는 “오전에 자기소개서와 면접 대비 전략을 주제로 특강을 진행했는데, 준비한 좌석이 꽉 찼다”며 “온라인을 통해서도 많은 분들이 프로그램에 참여했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전역 예정 장병이나 전역자 등에 취업 지원사업을 펼치고 있는 국방전직교육원 관계자는 “우리 교육원을 통해 건강보험공단, 대한체육회 등 취업에 성공한 현직자들이 취업과 관련해 멘토링을 해주는 행사를 마련했는데, 오늘 사전 예약자만20명이 넘었다”며 “예약 없이 행사장을 찾았다가 관심을 보인 장병들도 있다”고 말했다.
코로나19 사태로 행사가 일부 축소된 데 대한 아쉬움도 많았다. 경기도의 전철 고용서비스팀장은 “코로나19 사태가 아니었다면 오프라인 행사가 대대적으로 열려 많은 분들이 오셨을텐데, 온라인과 병행하다 보니 참가가 일부 제한돼 아쉬움이 있다”며 “인구와 일자리가 어느 곳보다 많은 경기도는 일자리재단과 함께 다양한 사업을 추진 중이기 때문에 내년에는 정상적으로 열리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경북도 관계자도 “도내 23개 기초자치단체 중 울릉군을 제외한 22곳이 참가했지만 코로나19 사태 영향으로 참가 규모를 축소할 수 밖에 없었다”며 아쉬움을 나타냈다.
'한국판 뉴딜 정책'과 연계한 일자리 사업방향을 제시한 '2020 대한민국 일자리 엑스포'는 서울 강남구 코엑스 3층 D홀에서 11일까지 열리고, 온라인(www.대한민국일자리엑스포.com)으로는 29일까지 이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