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서북부지역의 첫 고속도로인 서울~문산 고속도로가 개통된 지 일주일도 되지 않았지만 이용자들이 불편을 호소하고 있다. 고속도로가 뚫렸는데도 서울에 진입하는 시간이 더 길어졌고, 일부 구간은 운전하기 힘들 정도로 길이 이상하다고 지적한다. 파주에서 금촌나들목(IC)을 통해 임진각에 진입할 수 없는 문제점도 발견됐다.
10일 운전자들이 주로 찾는 커뮤니티들에는 서울~문산 고속도로의 문제점을 지적하며 전면 개량을 주장하는 성토 글이 여럿 올라왔다.
서울~문산 고속도로는 고양시 덕양구 강매동에서 파주시 문산읍 내포리까지 35.2㎞를 연결하는 왕복 2∼6차로 도로다. 7일 0시 개통됐다. 건설에 참여한 GS건설은 2003년 4월 국토교통부에 설계 제안을 했고, 2015년 국토부의 사업 승인을 받고 착공했다.
이용객들은 강변북로 합류 지점에서 정체현상이 심해 출근 시간만 길어졌다며 불만을 쏟아냈다. 강변북로를 이용하려는 차와 강변북로에서 가양대교로 빠지는 차들이 얽히고 설키면서 차량 정체가 심해졌다는 지적이다. 평소 출근 때보다 40~50분이 더 걸린다는 경험담까지 올라왔다.
한 이용자는 9일 오전 고속도로를 이용한 뒤 자신의 페이스북에 "강변북로와 합쳐지는 나들목 약 1.5㎞ 지점부터 막히기 시작했다"며 "가양대교는 넘어가는 차량이 많아 진입로 수 ㎞ 전부터 막히는데, 서울~문산 고속도로 나들목이 정확히 그곳에 있다"고 적었다. 그러면서 "아침 출근으로 바쁜 상황에서 이런 일을 겪으니 지옥이 따로 없었다"고 토로했다.
다른 누리꾼은 내비게이션에 찍힌 도착 예정 시간 사진을 올렸다. 서울~문산 고속도로를 타고 가양대교를 거쳐 가양동에 도착하는 약 7㎞ 거리다. 차로는 2시간 20분이 걸린다고 떴지만, 같은 구간을 도보로 검색하니 1시간 57분으로 나왔다. 차를 타고 이용하는 것보다 걷는 게 빠른 셈이다.
이에 커뮤니티 회원들은 "파주에서 몰리는 차량의 영향이 큰 것 같다. 강서대교가 지어졌다면 정체가 줄었을 것 같다"(s***), "지도 오류 아니냐. 아무리 막혀도 이렇게 나올 수 있느냐"(w**)는 댓글을 달았다.
애초 도로 설계가 잘못됐다는 지적도 나온다. 또 다른 누리꾼은 도로 상황을 공유하는 한 커뮤니티에 "잠깐 주행해 봤는데 선형이 너무 안 좋아서 '이게 최신 고속도로가 맞나'란 생각이 들었다"며 "지형이 험한 곳도 아닌데 도로를 왜 이렇게 만들었는지 모르겠다"고 적었다.
서울~문산 고속도로에서 운전해 본 이용자들은 이에 "성서동 선형이 너무 이상하다. 그냥 지도만 봐도 그렇다"(신*), "남고양에서 북고양까지 가는 길이 가장 심각하다. 커브 반경이 작아 불편하다"(어*), "쉴 공간이 너무 부족하니 졸음 쉼터를 더 만들었으면 좋겠다"(진*) 등의 반응을 보였다.
문산 내포 방향으로 진입로가 만들어지지 않아 고속도로로는 문산에 갈 수 없는 것도 문제로 지적된다. 5년 전 설계 당시 파주지역은 교통량이 많지 않다고 판단해 문산 방향 진입로를 만들지 않기로 결정했다.
파주시민들이 서울~문산 고속도로를 이용해 문산 임진각에 가려면 고양시 북고양(설문) IC로 들어가야 한다. 아니면 통일로나 자유로를 이용해야 한다. 고속도로 길이 뚫려 있다면 10분이면 들어갈 수 있는 거리를 30분이나 우회해 가야 한다는 불만이다.
그러나 당장 도로 상황을 개선할 대안이 없는 게 문제다. 국토교통부도 문제를 알고 모니터링을 실시하고 있지만, 뾰족한 대책을 당장 내놓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국토부 관계자는 이날 한국일보와 통화에서 "서울~문산 고속도로는 자유로나 통일로의 교통량을 분산하기 위해 만들어졌다"며 "서울에 진입하기 위해선 결국 강변북로를 탈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서울 방향 간선망이 확보돼야 정체 현상이 풀릴 것으로 보인다"며 "현실적으로 짧은 시간에 해결 할 수 있는 방안이 없다"고 설명했다. 주식회사 서울~문산고속도로 관계자도 한국일보와 통화에서 "서부간선도로 지하화 공사가 완공되는 내년 2월부터는 차량도 분산될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