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에 따른 원격수업 확대로 학력저하, 학습격차 현상이 나타났다는 시험성적 분석 결과가 나왔다. 코로나19 이후 설문조사에서 학생 간 학습격차가 심화됐다는 교사 의견이 제시된 바 있지만, 지필고사 성적 분석을 통해 수치로 증명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부산시교육청은 10일 “원격수업으로 인한 학력변화 경향성을 분석한 결과 전반적으로 학력 저하 현상이 나타난 것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부산대에 의뢰해 실시한 이번 분석은 부산지역 내 일반고 24개교(남‧여 공학 각 8개교, 공‧사립 각 12개교)를 대상으로 2019학년도 1, 2학년과 2020학년도 1, 2, 3학년의 1학기 수학‧영어 과목을 도수분포표로 분석했다.
분석 결과 동일 학생 대상 분석에서는 수학, 영어 과목 모두에서 학력 저하 현상이 나타났다. 특히 2019학년도 성적 중위권 학생들이 2020학년도 성적 상위권과 하위권으로 이동해 학력격차가 더 심화되는 경향을 보였다.
수학 과목의 경우 고교 2학년 중위권 이하는 학력 저하, 상위권은 학력 향상 현상을 보였다. 구체적으로 보면, 지난해 1학기 중간고사에서 수학 15점 이하를 받은 학생(당시 1학년)이 12.54%였지만 이들 학생이 2학년에 진급한 올해 1학기 중간고사에서는 수학 15점 이하를 받은 학생(올해 2학년)이 약 18.28%에 달했다. 반대로 85점 이상을 받은 학생은 지난해 10.84%였지만, 올해는 15.4%로 증가했다. 부산시 교육청은 “시험 점수의 중앙값은 통계적으로 차이가 없다”면서도 “지난해에 비해 중위권 이하 학력은 저하했고 상위권 학력은 더 높아졌다”고 분석했다.
영어 과목의 경우 전반적 학력 저하 현상을 보여 중위권 이하 비율이 높아졌다. 지난해 1학기 중간고사 영어 25점 이하를 받은 학생은 전체 약 15.72%에 불과했지만, 올해는 약 21.49%를 기록했다.
부산시교육청은 16일 일반고 교감 워크숍에서 이번 분석 결과를 공유하고, 2021학년도 주요 업무계획 및 학교 지원정책에 우선 반영할 계획이다. 김석준 교육감은 “이번 분석 결과는 장기간 원격수업으로 인한 전국적인 현상이긴 하지만, 코로나19 극복 차원에서 부산지역 학생들의 기초학력 향상 및 학력격차 해소를 위한 다각적인 대책을 최대한 마련, 시행할 계획이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