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청년 정책, "청년이 직접 만들어 제안한다"

입력
2020.11.09 15:00
대구 청년정책네트워크 성과 공유회 6일 열려
10개 분과 청년 105명, 17개 청년 정책 제안

지난 6일 오후 7시 '대구시 청년정책네트워크 정책 제안 최종공유회'가 열린 대구 남구 대명동 청소년문화의집.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상황 속에서도 온오프라인 모임을 통해 그 동안 정책 연구 활동에 대한 성과를 최종 공유하기 위해 대구 청년 100여명이 한 자리에 모였다.

'그래도 해냈다'라는 주제로 열린 이날 공유회에는 각 분과별 위원회들이 만든 청년 정책을 발표하고, 토론하는 시간으로 마련됐다. 대구 청년들은 톡톡 튀는 아이디어로 총 17개의 청년 관련 정책을 쏟아냈다.

청년정책분과는 대중교통을 많이 이용하는 청년을 위한 대중교통 정기권인 ‘대구 청년 마음대로 누빔(대청마루)' 정책을 제안했다. 문화예술분과에서는 대구 청년 예술인들의 타지 유출 방지를 위한 맞춤형 지원 정책인 '대구 청년예술인 굿스타트 프로세스'를 제안했다. 일자리네트워크분과에서는 청년들의 '탈대구화'를 줄이기 위해 흩어져 있는 청년 관련 정책을 한데 모아 대구 지역 일자리 정책 캘린더를 만들자는 의견을 제시했다. 이 밖에 청년 맞춤형 금융교육 종합패키지와 1인 가구 온라인 플랫폼, 보호종료 청년들을 위한 콜센터 설립, 청년 임차보증금 이자지원 사업 등이 제안됐다.

대구시 공무원들을 향한 청년들의 쓴 소리도 이어졌다. 한 발표자는 "일부 공무원들의 무신경한 태도에 민원들이 상처를 입을 때가 많다"며 "자기 일처럼 나서서 민원을 해결해주는 공무원도 있지만 조금만 더 친절해지면 힘이 날 것 같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각 분과별 청년들의 활동을 도와온 이해영 운영지원팀 부팀장은 “청년들이 원활하게 논의 과정을 이어갈 수 있도록 옆에서 촉매제 역할을 해왔다”며 “다양한 정책 제안으로 이어질 수 있어 뿌듯하다”고 말했다. 최준영 청년소비자진로분과 분과장은 "이번 활동을 통해 대구 청년들이 함께 공감할 수 있는 고민에 대해 이야기할 수 있었다"며 "정책을 만들고 입안하는 과정을 통해 다양한 생각을 나눌 수 있었다"고 말했다.

올해 청년정책네트워크는 생활환경인프라, 청년미래, 청년성장, 일자리네트워크, 청년정책, 청년소비진로, 문화예술, 정책전략기획, 정책복지, 청년네트워크 등 10개 분과에서 105명 지역 청년이 6개월여 동안 활동해왔다. 청년들이 제안한 17개 정책은 수정 보완 과정을 거쳐 대구시정에 반영될 예정이다.

청년정책네트워크는 청년들이 현실에서 직접 느낀 문제점과 고민을 바탕으로 정책을 발굴하는 청년 기구다. 2016년 청년ON으로 시작해 지난해 청년정책네트워크로 개편돼 지금까지 541명의 청년들이 활동했다. 대구 청년들이 제안한 정책들은 대구시 청년정책과 신설을 비롯해 대구형 청년수당, 청년희망적금 등 대구형 청년보장제 등으로 이어졌다.

박상우 대구청년센터장은 “청년 문제는 현장에 답이 있는 만큼 새롭게 길을 만들어가는 시간이 되기 바란다"고 말했다. 김요한 대구시 청년정책과장은 "청년들이 제안한 정책이 어떻게 반영되고 있는지 공유하면서 다양한 의견을 반영해 많은 청년 정책이 논의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김재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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