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미국 대선에서 조 바이든 민주당 후보가 사실상 당선되자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에 선을 긋고 나선 것은 공화당 의원들뿐이 아니다. 지난 4년 동안 ‘친(親)트럼프’ 기조를 분명히 했던 언론사들도 트럼프 대통령이 고집을 버리고 원만한 정권 인계를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태도를 바꿨다.
대선 직전까지 바이든 당선인의 아들인 헌터 바이든에 대한 의혹을 집중적으로 제기했던 뉴욕포스트는 7일(현지시간) 사설을 통해 트럼프 대통령에게 패배를 인정할 것을 촉구했다. 매체는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4년간 수행한 일에 대해 자부심을 가져도 된다”면서도 “‘선거를 도둑맞았다’라는 주장은 그만 하라”고 요구했다. 그러면서 “트럼프 대통령이 거친 말을 계속 하면 되레 소외 당할 것”이라며 “바이든 당선인이 잘 하기를 기원하며 미래를 바라보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뉴욕포스트는 대선을 일주일 남긴 시점인 지난달 26일, 1면을 통으로 털어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 만들자”며 트럼프 지지를 선언한 바 있다. 매체는 당시 “트럼프의 재선은 미국을 위한 최선의 방안”이라며 “11월 3일 올바른 선택을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트럼프 언론’이란 비아냥에 줄곧 시달렸던 폭스뉴스의 변신도 눈부시다. 매체는 대선 당일 밤 접전 중인 애리조나주(州)에서 바이든 후보가 승리했다고 가장 먼저 보도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그간 좌파 언론이라고 공격했던 CNN방송과 뉴욕타임스, 워싱턴포스트 등이 개표 막판까지 신중한 입장을 취한 것과 대조적이었다.
폭스뉴스는 5일 플로리다주 검찰총장을 지낸 팸 본디 트럼프 캠프 고문이 ‘폭스 앤드 프렌즈’에 출연해 “늦게 들어오는 불법적인 표로 선거를 훔치려 한다”는 트럼프 대통령의 주장을 되풀이하자 “팸, 지금 부정 투표라고 했느냐”며 힐난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