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대선]日 언론, 불복 시사한 트럼프 일제히 비판

입력
2020.11.05 14:00
대통령이 선거 정당성을 부정해 美 권위 추락
산케이, 트럼프 조기 승리 선언을 '폭거'로 규정
미 혼란 틈타 중동 등서 테러조직 나타날 수도


일본 주요 신문들은 5일 대선 개표 결과에 대해 불복 가능성을 내비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을 일제히 비판했다.

요미우리신문은 '혼란과 대립, 조기 수습해야'라는 제목의 사설을 통해 "사실상의 신임 투표로 치러진 이번 선거에서 투표용지 위조 등 부정의 구체적인 근거는 보이지 않는다"고 전제하며 "대통령이 직접 선거의 정당성을 부정하는 언동은 미국의 권위를 떨어뜨릴 뿐"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지난 4년간 트럼프 대통령의 선동정치로 인한 지지층과 반대파 간 갈등이 선거 이후 폭력 사태를 우려해야 할 만큼 심각해진 현실에 대해서도 "민주주의 대국이라고 생각할 수 없는 사태"라고 규정했다.

마이니치신문은 트럼프 대통령이 선거 과정에서 분열을 조장해 온 것을 지적하며 "분단을 선동하고 혼란을 증폭시킨 책임은 트럼프 대통령이 져야 한다"며 "자유롭고 공정한 선거를 대통령이 방해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특히 선거일 후에도 우편투표를 접수하기로 한 격전주(州) 지사에게 '거리에서 폭력이 일어날 것'라고 협박한 것은 간과할 수 없다고 했다.

산케이신문은 워싱턴지국장 명의의 1면 칼럼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조기 승리 선언을 '폭거'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사설에서도 "패자가 패배를 인정하고 승자를 축하해 주는 것이 미국 대선의 좋은 전통이었고 이번에도 그러한 전통이 이어지길 바란다"고 밝혔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사설에서 트럼프 대통령과 조 바이든 전 부통령이 모두 승리 선언을 한 것을 두고 "미국 국민 간 분단의 심각성을 엿볼 수 있었다"며 "이러한 분단은 향후에도 지속되고 심화할지도 모른다"고 우려했다. 이어 "이처럼 초강대국이 혼란에 빠진 틈을 이용해 동아시아나 중동 등의 지역에서 불온한 움직임을 보이는 국가나 테러조직이 나타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며 "논란을 조속히 수습해 세계 혼란을 부르는 방아쇠가 당겨지지 않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도쿄= 김회경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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