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당 의원님께서 그런 말씀을 해 주시니까 갑자기 제가 힘이 납니다. 하하." (추미애 법무부 장관)
고성으로 얼룩지는 게 보통이었던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서 '의외의 장면'이 연출됐다. 장제원 국민의힘 의원 질의에 추 장관이 답변하는 과정에서다.
장 의원은 5일 국회 법사위 전체회의에서 내년도 법무부 예산안을 거론하며 "추 장관은 공판중심주의의 검찰로 개혁한다는 강력한 의지를 갖고 있는데, 뒷받침해 줄 수 있는 예산이 지원이 안 되면 어떻게 해야 하느냐"며 "(정부가 편성한) 예산으로 달라지는 검찰 환경을 뚫고 나갈 수 있을지 걱정된다"고 말했다.
장 의원은 '통큰 예산 지원'도 언급했다. 그는 "예산을 증액할 일이 있으면 법사위에서 증액해야 한다"며 "대법원 예산도 많지 않으니, 시스템 개선안을 갖고 오시면 삭감 의견을 철회해 드리겠다"고했다.
장 의원의 질의하는 동안 추 장관은 세 차례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이어 "정말 반가운 말씀"이라고 화답했다.
추 장관에 반발한 검사들의 이른바 '커밍아웃' 논란을 놓고 장 의원은 추 장관을 몰아치기보다 조언하는 태도를 취했다. 장 의원은 "젊은 검사들, 패기 넘치는 신임 검사들이 반발하면 장관님께서 크게 안고 품어줘야 하지 않겠느냐"며 "장관께서 무섭게 나가지만 말고, 아버지 역할 뿐 아닌 어머니 역할을 하기도 바란다"고 조언했다.
이에 추 장관은 "참 좋은 말씀 들었다. 감사하다"고 답했다. 그러면서 "의원님 말씀에 동의한다"며 "검사들과 잘 소통하면서 개혁에 동참할 수 있도록 분위기를 잘 다독이도록 하겠다"고 했다.
장 의원과 추 장관은 지난달 26일 국정감사에서도 웃으며 충돌했다. "(그렇게 지적할 거면) 장관 한번 해 보시라"는 추 장관의 발언을 장 의원이 "장관 꿈을 키워보겠다"고 받아치면서 국감장에 웃음이 터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