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주민 1명이 강원도 고성군 동부전선의 군사분계선(MDL)을 넘어왔는데도 14시간이 지나 신병을 확보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합동참모본부에 따르면 3일 오후 7시 25분께 신원 미상자가 철책에 접근하는 모습이 감시장비에 포착돼 수색 끝에 4일 오전 9시 50분 민간인통제선 내에서 붙잡았다.
비무장지대(DMZ) 남쪽 경계선을 따라 세운 철책은 2중이고, 우리 군이 24시간 지킨다. 그런데도 북한 주민이 2㎞를 걸어와 민통선에서 발견될 때까지 몰랐다. 북한 주민이 넘어온 것으로 추정되는 철책은 일부가 훼손된 것으로 알려졌다. 최전방 경비 태세에 심각한 문제가 드러난 셈이다. 북한 주민이 귀순자였기에 망정이지 만약 무장한 군인이 침범한 것이라면 어쩔 뻔했는가. 사람이나 동물이 닿으면 5분 대기조가 즉시 출동하도록 철책에 센서가 설치돼있지만, 이마저도 ‘먹통’이었다.
20대 탈북민이 MDL을 넘어 월북한 게 불과 석 달 전 일이다. 2012년 ‘노크 귀순’, 2015년 ‘대기 귀순’에 이어 지난해 6월엔 북한 선원들이 어선으로 삼척항에 도착해 귀순하는 어이없는 일도 발생했다. 군은 잊을 만하면 되풀이되는 최전방 경계 실패에 대해 특단의 대책을 강구하기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