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업주부 되지 않았으면" 中 여학교 교장의 작심 발언

입력
2020.11.04 12:00
"전업주부에 대한 편견" vs "중국 여성의 현실 지적"


"학생들이 전업주부가 되는 것은 반대합니다."
장구이메이 교장, 중국 언론과 인터뷰에서



중국 윈난성의 한 여학교 교장이 "학생들이 전업주부가 되는 것을 반대한다"고 발언한 것이 알려지면서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논란이 되고 있다고 아사히신문이 3일 현지 언론을 인용해 보도했다.

'전업주부 논쟁'의 발단은 윈난성 리장에 있는 한 여고의 장구이메이(63) 교장의 인터뷰였다. 그는 "가난 때문에 삶의 선택이 제한된 여성의 운명을 바꿔놓겠다는 생각으로 교육에 매진했다"며 "학생들이 전업주부가 되지 않았으면 한다"고 밝힌 것이다.

실제로 장 교장은 '여성의 자립'을 내세우며 지역 정부에 교육의 중요성을 계속 주장해 온 인물. 2008년 중국에서 처음으로 학비가 무료인 공립 여학교를 설립했고 1,600여명이 넘는 학생을 대학에 진학시킨 교육계 유명 인사다.

학교는 빈곤지역에 있는데, 이 지역 학생들 가운데는 교육을 충분히 받지 못하고 의무교육을 마치면 결혼해 전업주부가 되는 여성이 많다고 신문은 전했다.


장 교장의 발언은 SNS를 통해 순식간에 큰 화제가 됐고, 처음엔 '전업주부도 훌륭한 직업이다', '뭐가 될지는 학생의 자유다'라는 비판 의견이 많았지만 갈수록 장 교장을 지지하는 글이 늘어나고 있다.

아사히신문은 장 교장을 지지하는 여론이 어쩔 수 없이 전업주부가 되는 여성이 많은 중국의 현실을 지적하고 있다며, 중국 여성들의 의식이 다양한 삶의 방식을 모색하는 방식으로 바뀌고 있다고 분석했다.

고은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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