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그맨을 향한 악플이 선을 넘었다. 외모 비하, 인신공격, 근거 없는 원망 등 유형도 다양하다.
지난 2일 박지선의 갑작스러운 사망 소식이 들려온 가운데, 뜬금없이 박성광을 향한 악플 테러가 시작됐다. 악플러들은 박지선과 박성광 사이에 있었던 러브라인에 대해 언급하며 원망 섞인 댓글을 달았다. 박성광이 박지선의 마음을 받아주지 않았다는 것이다. 몇몇 이들은 이러한 근거 없는 비난에 "정신 못 차렸느냐" "왜 박성광씨에게 화살을 돌리느냐" 등의 글을 남기며 악플러들과 맞서고 있다.
박성광과 박지선은 과거 KBS2 '개그콘서트'에서 호흡을 맞췄고, 각종 예능 프로그램에서 서로에 대해 언급하며 각별한 우정을 자랑해왔다. 박성광은 고인의 빈소가 차려진 2일 바로 그곳을 찾아 애도의 마음을 전하기도 했다. 평소 두터운 친분을 드러내왔던 두 사람이기에 악플 테러에 대한 안타까움이 더 크게 느껴진다.
개그맨들을 향한 근거 없는 비난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김영희는 지난 15일 방송된 SBS플러스 '언니한텐 말해도 돼'에서 악플로 인한 고충을 털어놨다. 그는 악플의 이유로 자신의 이미지를 꼽으며 "'괜히 나를 만나서 예비 신랑도 욕을 먹는다'는 생각이 들었다. 예비 신랑도 검색어에 이틀 동안 올랐다. 처음 본 댓글이 '둘 다 외모는 진짜 안 본다'였다"고 털어놨다.
김경진은 지난 5월 KBS조이 '무엇이든 물어보살'에 출연해 결혼 발표 후의 악플에 대해 언급하며 "결혼하는 걸 많은 이들이 의아해한다. '여자가 너무 아깝다' '김경진 돈 많냐'라는 댓글이 달린다. 잘못한 것도 없는데 악플러들이 나를 공격한다"고 이야기했다.
화면 속 개그맨들은 언제나 밝아 보인다. 대중에게 웃음을 주는 일을 하는 사람들이기 때문이다. 개그맨들의 밝은 모습에 악플러들은 종종 그들 역시 상처를 받을 수 있는 인간이란 사실을 망각하는 듯하다.
악플러들이 또 하나 기억해야 할 점은, 개그맨들도 더 이상 참지 않는다는 사실이다. 김원효는 지난 6월 개인 SNS에 아이가 없는 자신과 아내 심진화를 비난하는 댓글을 캡처해 올렸다. 이와 함께 그는 "변호사한테 캡처해서 보내놨고, 합의하면서 너희들은 얼마나 애들 잘 키우는지 한 번 보자"라며 강경 대응을 예고했다.
한 매체의 보도에 따르면 최근 법원은 2017년 유상무를 비난하는 악플을 단 네티즌 2명에 대해 "유씨에게 50만원씩 배상하라"고 판결했다. 악플러들을 상대로 한 유상무의 손해배상 청구 소송은 이가 처음이 아니다. 이전에도 서울 중앙지법은 또 다른 네티즌 2명에게 각각 70만원과 30만원을 배상하라는 판결을 내린 바 있다.
개그맨은 웃음을 주는 사람이지, 우스운 사람이 결코 아니다. 그들 역시 이유 없는 비난을 항상 참을 수만은 없다. 서로에 대한 존중이 기반이 될 때 건강한 웃음이 넘치는 사회가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