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만 스쳐도 아픈 통풍(痛風), 맥주만 피하면 된다? “N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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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11.03 16:21


바람만 스쳐도 아플 정도로 극심한 통증을 유발하는 통풍(痛風) 환자가 꾸준히 늘고 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2015~2019년 5년 새 통풍 환자가 38.1% 증가했다.

통풍은 혈액 내 요산이 제대로 배출되지 못하고 몸 안에 쌓여 관절 염증과 통증을 유발하는 대사성 질환이다. 요산은 단백질의 일종인 퓨린이 대사되면서 생성된 찌꺼기로 퓨린은 육류와 주류에 다량 함유돼 있다.

이 가운데 맥주는 대표적인 통풍 위험 인자로 알려져 있다. 이로 인해 다른 술은 마셔도 괜찮다고 오해하는 사람이 적지 않다.

보건복지부 지정 알코올 질환 전문 다사랑중앙병원 전용준 원장은 “소주가 맥주보다 퓨린 함량이 적어 통풍 위험이 적다고 여기는 사람이 있지만 전혀 그렇지 않다”며 “모든 술은 통풍 원인인 요산 수치를 올리기 때문에 과음하지 말아야 한다”고 했다.

술에 포함된 알코올은 요산이 소변으로 배출되는 것을 막고 혈중 요산 합성을 늘려 통풍을 악화시킨다. 실제로 최근 국내에서 통풍 환자 10명 중 7명이 통증 악화의 주요인으로 ‘술’을 꼽았다는 연구 결과가 보고된 바 있다.

또한 ‘치맥’이 통풍을 유발하는 주범으로 알려지면서 이를 여름철 질환으로 여기기 쉬운데 실상 통풍 증상은 찬바람이 불기 시작하는 가을부터 점차 심해진다. 기온이 낮아지면 체온이 떨어져 관절에 요산이 더 쉽게 침착되기 때문이다.

전 원장은 “요산은 따뜻할 때보다 추울 때 고체 상태가 되기 쉬워 일교차가 큰 날씨나 따뜻한 곳에서 추운 곳으로 갑자기 이동할 때 통증이 심해진다”며 “본격적인 추위가 찾아오는 겨울이 되면 운동량이 감소하고 연말 술자리가 늘어나 통풍 발작 빈도가 더욱 잦아진다”고 했다.

통풍은 만성화되면 발가락ㆍ발목ㆍ무릎ㆍ손가락 등에 통풍 관절염뿐만 아니라 다른 전신성 대사 질환도 일으킬 수 있다. 통풍을 예방하고 증상 악화를 막으려면 식이요법이 필수적이다. 특히 알코올은 통풍을 유발하는 대표적인 원인의 하나이므로 술이라면 종류에 상관없이 마시지 말아야 한다.

전 원장은 “어쩔 수 없이 술을 마셔야 한다면 주종이 아닌 음주량에 유의해 되도록 적게 마셔야 한다”며 “안주로는 튀긴 음식, 붉은 고기류, 고열량 음식보다는 상대적으로 퓨린이 적은 과일ㆍ두부ㆍ달걀 같은 음식을 먹는 것이 좋다”고 했다. 그는 이어 “통풍은 추위와도 밀접한 연관이 있으므로 실내 온도를 적절히 유지하고 외출 시 관절 부위를 따뜻하게 보온해 체온이 떨어지지 않도록 각별히 관리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권대익 의학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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