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시대의 막이 내리는가, 아니면 4년 더 연장될 것인가.'
3일(현지시간) 0시 전 세계가 주시하는 2020년 미국 대선 투표가 시작됐다. 조 바이든 민주당 대선후보가 초반 개표부터 앞서 나갈 경우 한국시간 4일 낮이면 승자가 확정될 수도 있다. 반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주요 경합주(州)에서 선전한다면 우편투표까지 완전히 마감되는 사나흘 뒤에나 승부의 윤곽이 드러날 것으로 예상된다. 두 후보 간 격차가 크지 않을 경우 대선 결과 불복 선언과 내전을 방불케 하는 대혼란 가능성도 거론된다. 누가 대통령에 당선되든 미국 정치ㆍ사회 지형이 재편되는 것은 물론 국제질서와 한반도 주변 안보환경에도 변화가 불가피하다.
이날 0시 뉴햄프셔주 최북단 산골마을 딕스빌노치에서 첫 투표와 개표가 진행됐다. 이어 동부시간 오전 6시(한국시간 3일 오후 8시) 수도 워싱턴과 펜실베이니아ㆍ플로리다 등부터 시작해 텍사스ㆍ캘리포니아ㆍ알래스카ㆍ하와이까지 차례대로 투표에 돌입했다. 같은 날 오후 6시(한국시간 4일 오전 8시) 동부 6개주부터 투표가 마감되면서 출구조사 결과가 공개된다. 2시간 뒤 최고 접전 지역이자 핵심 경합주인 플로리다 개표가 시작되면 승부는 급박한 국면에 접어들게 된다.
미 대선 예측 사이트 '파이브서티에잇'은 바이든 후보가 선전한다면 3일 오후 11시(한국시간 4일 오후 1시)쯤 그가 선거인단 과반(270명)을 확보할 수도 있다고 예측했다. 반면 트럼프 대통령이 플로리다에서 승기를 잡는다면 또 다른 경합주 펜실베이니아 우편투표 집계가 마감되는 6일까지 대선 결과가 나오지 않을 수도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현장투표 우세 결과를 토대로 최종 집계 전 승리를 선언하고, 이후 바이든 후보가 우편투표를 기반으로 재차 앞서 나가고, 트럼프 대통령이 불복하고, 양측이 소송으로 가는 최악의 시나리오도 거론된다.
두 후보는 선거전 마지막 날인 2일 접전지 유세로 승부를 걸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노스캐롤라이나ㆍ펜실베이니아ㆍ미시간ㆍ위스콘신을 훑었고, 바이든 후보는 오하이오ㆍ펜실베이니아에 집중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바이든을 찍으면 (식당ㆍ상점 등이 또) 봉쇄된다"고 공격했고, 바이든 후보는 "내일이면 우리는 이 나라를 지키는 데 실패한 대통령의 통치를 끝낼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2일까지 공개된 주요 여론조사 결과 바이든 후보가 여전히 트럼프 대통령에게 앞섰으나 그 격차는 줄어드는 추세다. 특히 선거분석매체 리얼클리어폴리틱스 여론조사 평균 기준으로 플로리다(1.7%포인트 차이)와 펜실베이니아(2.5%포인트 차이)에선 오차범위 내 초접전이라 트럼프 대통령의 2016년 대역전 재연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