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팬사인회도 바꿨다...팬과 가수도 '거리 두기'

입력
2020.11.02 19:00
참여 인원 축소·테이블마다 가림막·악수 금지
"가림막 낮아"vs "방역 걱정 끝"...참가자들 의견 갈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사회적 거리두기가 우리 사회 일상으로 자리잡은 가운데 팬덤 문화의 '꽃'이라 불리는 팬 사인회 풍경도 바뀌었다. 일부에서는 대면 팬 사인회가 진행되지만 이전처럼 많은 팬들이 몰려 아이돌 가수와 밀접하게 붙어있는 상황은 보기 어려울 것으로 전망된다.

그룹 러블리즈는 1일, 업텐션은 지난달 31일 팬 사인회를 진행했다. AB6IX는 7일 팬 사인회를 진행할 예정이다. 모두 대면 행사로, 코로나19 확산 여파로 한동안 중단했던 행사가 열리는 것만으로도 팬들은 크게 반기고 있다.

코로나19로 사회적 거리두기가 일상화하고 있는 만큼 주최 측도 신중하게 행사를 진행하는 모양새다. 당장 코로나19 이전에는 보통 팬 사인회는 참가 인원을 최소 100명으로 했지만 올해는 30명 정도로 줄였다. 마스크는 필수 착용으로, 행사장 안으로 들어와서 마스크를 벗는 팬은 바로 퇴장 조치를 당한다. 가수들을 만나기 전 대기할 때도 거리두기가 요구된다.

팬 사인회 내 규칙도 이전보다 더 상세해졌다. 지난달 31일 열린 AB6IX의 대면 팬 사인회 안내문에 따르면 당첨자 순번에 맞춰 1명씩 사인회장에 입장하도록 하고, 사인회는 멤버 당 2분씩만 진행한다고 돼 있다. 팬들은 본인의 순서가 끝난 후 사인회장에서 퇴장해야 한다. 재입장은 불가능하다.



가장 큰 변화는 팬들과 연예인 사이에도 거리두기를 지켜야 한다는 점이다. 연예인들 끼리도 거리두기를 하고 맞은편에 앉는 팬들 사이도 한 자리 이상 띄워앉기를 하고 있다. 연예인과 팬 사이에는 투명 가림막이 필수로 설치된다. 이에 악수나 포옹 등 신체 접촉은 당연히 안된다. 연예인에게 준비한 편지나 선물을 건네는 것도 행사 진행 스탭을 통해서만 가능하다.


누리꾼들의 반응은 다양하다. 팬들은 아쉬움을 드러냈다. "팬싸(팬사인회)는 손 잡는 재미로 가는건데, 아쉽다", "영상 통화 50명도 신청하기 힘든데 대면 30명이면 (신청) 넣을 엄두도 안 나겠다"는 등 높은 경쟁률을 아쉬워하는 목소리가 크다. 반면 "차라리 이렇게라도 대면 팬 사인회를 진행하자"는 반응도 있다.

코로나19 감염 위험성에 대해서도 갑론을박이 이어졌다. "가림막이 너무 낮다" "에어로졸이 괜히 치명적인 게 아닌데, 가림막이면 된다고 생각하다니" "왜 마스크를 안 씌웠냐"는 등 걱정하는 반응이 나오고 있다. 반면 "웬만한 회사 구내 식당보다 더 관리를 철저하게 하는 것 같은데 너무 오버한다" "신상 확인, 입장 전 온도 체크, 팬들 전 인원 마스크를 착용했는데 뭐가 문제냐"는 등의 반박도 나왔다.

손성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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