횡령과 뇌물 등 혐의로 징역 17년형이 확정된 이명박(79) 전 대통령이 2일 오후 2시 4분쯤 잔여 형기를 보낼 유력한 장소인 서울 송파구 동부구치소를 향해 출발했다.
이 전 대통령은 이날 오후 1시47분쯤 서울 강남구 논현동 자택에서 검은색 차량에 탑승한 뒤 오후 2시쯤 서초동 서울중앙지검에 도착했다. 검찰은 신원 확인 및 형 집행 고지 등 간단한 절차를 마치고, 3~4분쯤 후에 곧바로 이 전 대통령을 차량에 태워 동부구치소로 향했다.
검찰 출석 전에는 구속 집행정지 상태라 민간 차량을 이용했지만, 구치소로 떠날 땐 검찰이 제공한 차량을 타고 이동했다. 이 전 대통령은 자택을 나선 이후, 주변에 “너무 걱정 마라. 수형생활 잘 하고 오겠다”면서 “나는 구속할 수 있겠지만 진실을 가둘 수는 없을 것”이라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어 “믿음으로 이겨내겠다”고 덧붙였다고 한다. 올해 2월 25일 서울고법의 구속 집행정지 결정으로 풀려난 지 251일 만에 재수감되는 셈이다.
동부구치소는 이 전 대통령이 2018년 3월 22일 구속된 후 보석으로 풀려나기까지 수인번호 ‘716’으로 불리며 수감 생활을 한 곳으로, 당시 그는 13.07㎡의 독거실(화장실 포함)에서 생활했다. 박근혜 전 대통령이 지내고 있는 서울구치소의 10.98㎡ 면적 독거실보다 조금 넓은 수준이다.
미결수에서 기결수로 신분이 바뀐 이 전 대통령은 향후 교정 당국의 수형자 분류 작업을 거쳐 교도소로 이감될 수도 있다. 그러나 전두환ㆍ노태우 전 대통령 등 이감 없이 계속 한곳에서 수형생활을 이어갔던 전례에 따라 동부구치소에서 잔여 형기를 채울 가능성이 좀 더 큰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이 전 대통령은 지난달 29일 대법원 판결로 징역 17년이 확정됐다. 다만 실제 구치소 생활 기간은 1년 정도에 그친 상태여서, 앞으로 남은 수형 기간은 총 16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