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 국내 완성차 업체, 코로나 위기 회복세...  전년 동기 대비 1% 감소

입력
2020.11.02 17:54
“노사갈등으로 회복세 중단 위기”

국내 5개 완성차 업체들의 지난달 판매량이 소폭 감소했다. 2개월 연속 증가세를 유지하진 못했지만, 신차를 앞세운 공격적인 시장 공략으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부진에서 벗어나는 모양새다. 하지만 파업 등 첨예해진 노사갈등은 어렵게 반등한 회복세에 악재로 작용할 전망이다.

2일 자동차 업계에 따르면 5개사가 지난 달 국내ㆍ외에서 판매한 차량은 총 70만782대로, 전년 동월에 비해 1.1% 줄었다. 직전인 9월(67만8,549대)에 코로나19 사태 이후 처음으로 반등한 상승세를 이어가진 못했지만 위기 속에 거둔 준수한 판매실적이다.

자동차업계의 10월 실적에선 내수시장뿐만 아니라 수출 회복이 판매량 증가를 도왔다. 5개 업체가 총 56만5,287대를 해외에서 판매하며 전년 동기 수준에 근접했다. 쌍용차의 경우 전년 동월 대비 가장 크게 늘어난 20.2%를 기록했다. 이런 수출 회복에 힘입어 쌍용차는 올해 국내ㆍ외 시장에서 1만197대로 월 최대 판매실적까지 갈아치웠다.

기아차도 스포츠유틸리티차(SUV)인 스포티지, 셀토스 등의 수출증가로, 해외시장에서 전년 동월보다 7% 증가한 21만7,705대를 팔았고, 한국GM은 트레일블레이저 등이 실적을 견인하면서 전년 동기대비 2.4% 늘어난 2만4327대를 내다 팔았다.

반면 로그 위탁생산이 종료된 르노삼성차와 현대차의 지난 10월 판매의 경우엔 해외 판매가 각각 93.9%, 5.2%씩 전년 같은 달에 비해 줄었다. 현대차 관계자는 “코로나19로 인한 수요 위축에 따른 생산 감소 등의 영향”이라며 “위기 극복을 위해 각 지역별 대응책을 마련하는 등 적극적인 리스크 관리 노력을 이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달 5개사의 내수시장 판매량은 13만5,495대로, 전년 동기보다 0.4% 증가했다. 르노삼성차(-15.0%) 쌍용차(-5.4%)를 제외한 3개사 모두 판매가 늘었다. 한국GM은 3개 업체 중 전년 대비 가장 큰 증가세(10.5%)를 보이기도 했다.

문제는 이달부터다. 올해 임금교섭 협상을 마친 현대차와 쌍용차를 제외한 나머지 업체들은 노사가 마찰을 빚고 있어, 회복세를 유지할 수가 없는 상황이다.

한국GM의 경우 30일에 이어 이날 오전ㆍ오후 각각 4시간씩 부분파업을 벌여 6,700여 대의 생산 차질을 빚었다. 앞서 코로나19 여파, 잔업ㆍ특근 거부 등으로 발생한 6만2,000여 대의 생산 차질까지 감안하면 현재 누적 피해는 6만8,700여 대에 달할 전망이다.

지난달 26일 중앙노동위원회에 쟁의조정 신청을 하며 파업 수순을 밟고 있는 기아차 노조는 3일 전체 조합원을 대상으로 쟁의행위 찬반 투표를 진행한다.

정만기 한국자동차산업협회 회장은 “글로벌 시장에서 코로나19 재확산이 벌어지며 불투명성이 높아지고 있고, 국내 부품사들은 여전히 유동성 위기를 겪고 있는 상황에서 파업에 들어가는 것은 매우 안타까운 일”이라며 “코로나19 위기가 지속하고 있는 현 상황에선 집단별 이기주의보다는 중장기 기업 생존을 통한 전체 이익 극대화를 위한 양보와 협력이 절실하다”고 강조했다.

박관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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