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대선] 투·개표 상황 '여기' 주목해 보자… 3대 관전 포인트

입력
2020.11.03 12: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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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표 승부처 펜실베이니아·플로리다 주목
사상 최대 사전투표, 누구에게 유리할까
지난 대선 투표 안 한 유권자, 이번 선택은

올해 미국 대선은 예측불가 상황의 연속이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과 인종차별 반대시위 같은 돌발 사태가 연이어 터져나오면서 판세가 요동쳤다. 전례 없는 일들을 겪은 유권자의 표심은 어디로 향했을까. 3일(현지시간) 시작된 대선 투표에 맞춰 3대 관전 포인트를 짚어봤다.

격전지 펜실베이니아·플로리다 표심 누가 잡나

판세를 가를 승부처로는 펜실베이니아와 플로리다 2개 주(州)가 꼽힌다. 민주당 소속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을 두 차례 당선시킨 주역이었으나, 지난 대선에선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승리의 일등공신이 된 지역이다. 특히 4년 전 격차가 1%포인트 안팎이라 조 바이든 민주당 후보 입장에선 뒤집을 수 있는 여지가 있고, 그런 만큼 트럼프 대통령으로서는 절대사수해야 하는 입장이다.

바이든 후보가 막판까지 가장 공을 많이 들인 곳은 펜실베이니아다. 전국 단위 지지율 조사에선 상당한 격차로 앞서지만 펜실베이니아에선 여전히 초접전 상황이기 때문이다. 1일 발표된 워싱턴포스트(WP)·ABC방송 여론조사에서도 51%를 얻어 트럼프 대통령(44%)을 앞서긴 했지만 표본오차(±4%포인트)를 감안하면 유의미한 우위로 보기 어렵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한 달 전보다 격차가 2%포인트 줄어든 추세도 바이든 캠프를 긴장시키는 요소다.

트럼프 대통령에겐 특히 플로리다에서의 승리가 절실하다. 최근 100년 대선 역사상 이 곳에서 패하고도 대권을 거머쥔 공화당 출신 대통령은 없었다. 주소지를 옮겨 사전투표까지 한 이유다. 뉴욕타임스(NYT)·시에나대의 1일 발표 조사에선 오차범위 내이긴 하나 44%로 바이든 후보(47%)에 다소 밀렸다. 단 1~2%포인트 격차로 플로리다의 승자가 결정된 최근 3차례 대선처럼 올해 역시 팽팽할 것으로 NYT는 내다봤다.

이 외에 미시건·위스콘신(러스트벨트), 애리조나·노스캐롤라이나(선벨트) 등 4개 주가 이번 대선에서 승리를 결정짓는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달 31일 미 CNN방송 여론조사에 따르면 4개 지역 모두 바이든 후보가 앞섰지만, 애리조나·노스캐롤라이나에서 두 후보 간 격차가 크지 않았다.

기록적인 사전투표 열풍, 민주당에 호재 맞을까

'사상 최대 사전투표'가 어떤 새로운 개표 장면을 연출할지도 주목된다. 선거 자료를 분석하는 비영리단체 '미국 선거프로젝트'(USEP)에 따르면 2일 저녁 현재 사전투표(우편투표+조기 현장투표)에 참여한 유권자는 9,786만여명이다. 조기 현장투표가 3,547만여명, 우편투표가 6,239만여명으로 집계된다. 지난 대선 당시 총 투표자(1억3,650만명)의 72% 가량이 이미 표를 행사한 것이다.

우선 초반 개표되는 현장투표에서 앞서던 특정 후보가 우편투표 개표가 시작되면서 역전당하는 일명 '블루 신기루' 혹은 '레드 신기루' 가능성이 있다. 개표 절차가 까다롭고 시간이 많이 걸리는 우편투표의 양이 이전보다 훨씬 많아졌기 때문이다. 현장투표보다 무효표 발생율이 높은 우편투표 특성도 변수다. 2016년 대선 때도 접수된 우편투표 3,340만건 가운데 약 1%가 무효처리됐다. 인터넷매체 복스는 "올해 우편투표가 지난 대선의 배에 달하고, 우편투표를 처음 하는 유권자들의 실수 가능성도 있어 무효표가 대폭 증가할 수 있다"고 예상했다.

사전투표 열기가 두 후보 중 누구에게 득이 될지도 관심사다. 아직은 어느 쪽도 장담하긴 일러 보인다. USEP의 20개 주 사전투표자 조사 결과 민주당 지지자가 15%포인트 더 많았지만, 이는 캘리포니아나 텍사스처럼 인구가 많은 주들이 섞여 있어 정확도가 떨어진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4년 전 외면했던 유권자들, 이번에 누굴 찍나

4년 전에는 투표하지 않았다가 이번 대선에는 참여한 유권자들의 표심도 승부를 가를 변수다. 민주당 선거 자료를 분석하는 '타깃스마트'의 톰 보니에 최고경영자(CEO)는 "그 수가 이미 1,600만명을 넘어섰는데 그 중 30세 미만은 4분의 1에 불과하다"고 전했다. 올해 대선에서 투표권을 처음 행사하는 젊은층도 있지만, 그보다는 4년 전과 달리 투표에 적극 참여하는 기존 유권자가 훨씬 더 많다는 얘기다.

지난 대선에 불참했다가 이번에 투표하는 유권자가 많을수록 바이든 후보에게 유리할 것이란 해석도 나온다. NYT는 "경합주인 미시건·위스콘신·애리조나·노스캐롤라이나 4개주 모두에서 2016년 대선에 참여하지 않았지만 이번에 투표하는 유권자들이 바이든을 지지한다는 응답이 트럼프 지지보다 많았다"고 전했다.

진달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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