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축구 K리그1(1부리그) 최다 준우승 구단 울산이 또 한번 고배를 마셨다. 2년 연속 준우승도 준수한 성적이지만, 겨울 이적시장에서 이청용(32) 조현우(29) 등을 영입하며 사실상 국가대표급 스쿼드를 완성해냈던 것을 고려하면 아쉬움이 짙은 성적표다. 그러나 김도훈 울산 감독은 올해의 울산은 결과가 따르지 않았을 뿐, 전북과 우승을 견줄만한 팀으로 성장했다며 선수단을 감쌌다.
울산은 1일 울산 북구 문수축구경기장에서 열린 하나원큐 K리그1 2020 파이널A 27라운드 광주와의 경기에서 3-0으로 이겼다. 동시에 진행된 전북-대구전에서 전북이 대구에 2-0으로 승리하면서, 울산(승점 57)은 전북(승점 60)에 3점 차로 우승컵을 내주었다. 경기 후 김 감독은 “준우승이란 성적이 아쉽고 죄송스럽다”면서 “선수들이 최선을 다해줬고, 중요한 부분에서 잘해줬기 때문에 수고했단 말을 전하고 싶다”고 소감을 밝혔다.
올 시즌 가장 오랫동안 리그 1위의 자리를 지켜낸 울산은 뒷심이 부족했다. 25라운드에서 포항에게 발목을 잡힘과 동시에 선수 두 명이 퇴장당한 게 치명적이었다. 그 여파로 사실상의 결승전이었던 26라운드 전북전에서도 패하며 시즌 첫 2연패를 당함과 동시에 리그 2위로 추락했다. 결국 마지막 라운드에서 울산은 광주를 잡고 연패의 사슬을 끊어냈지만 승부는 뒤집어지지 않았고, 울산은 준우승에 만족해야 했다. 2년간 울산의 준우승을 이끈 김 감독은 “시즌 시작이 좋았지만, 마무리가 좋지 않아서 아쉽다”면서 “2년간 많이 늙은 것 같다”고 씁쓸함을 삼켰다.
그러나 김 감독은 울산 선수들은 우승할 자격이 충분했다고 평했다. 그는 “결과가 좋지 않았을 뿐, 전북과 차이는 크게 없었다고 본다”면서 “우승에 도전할 수 있는, 전북과 견줄 수 있는 팀으로 성장했다고 본다”고 했다. 또 “그 성장이 헛되지 않았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울산은 이제 설욕을 노린다. 대한축구협회(FA)컵 결승전에 나란히 오른 울산과 전북은 오는 4일과 8일 총 두 차례 경기를 치를 예정이다. 울산이 올 시즌 3차례 맞대결에서 전북에 3전 전패를 기록하고 있기 때문에 이번 맞대결에서 반드시 승리를 가져오겠단 각오다. 김 감독은 “FA컵 때도 큰 전술 변화는 없을 것”이라며 “자신감을 갖고 최선을 다하겠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