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의원 파워? 기재부 선배 제치고 조달청장 임명된 김정우 전 의원

입력
2020.11.01 14:17

김정우 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신임 조달청장에 내정됐다. 통상 기획재정부 1급 인사가 퇴임 후 가던 자리에 정치인이 내정된 것은 이례적이다.

문재인 대통령이 1일 신임 조달청장에 김정우 전 더불어민주당 의원을 내정했다.

서울대 국제경제학과를 졸업한 김 신임 청장은 행시 40회로 공직에 입문한 뒤 기획재정부 계약제도과장, 세종대 행정학과 교수를 지냈으며 20대 국회의원을 역임했다.

국회의원을 지낸 정치인이 조달청장에 내정된 것을 관가는 이례적인 일로 받아들이고 있다. 현 정무경 조달청장도 기재부 기획조정실장을 마치고 조달청장에 임명됐다.

김 신임 청장도 기재부 출신이기는 하다. 하지만 현재 기재부 1급 인사들이 김 청장보다 선배인 행시 36회 안팎인 점을 감안하면 인사 배경에는 기재부 근무 경험보다는 여당 국회의원 경력이 더 많이 작용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기재부 입장에서는 1급 인사들이 갈 자리를 정치인에게 뺏긴 셈이다. 특히 정치권에서는 김 신임 청장이 지난 총선에서 공천을 받지 못한 것에 대한 '보상 성격' 아니냐는 시각도 적지 않다. 김정우 신임 청장은 현역 의원임에도 지난 4월 총선에서 공천을 받지 못해 재선에 도전하지 못했다.

정치권 관계자는 "김 전 의원은 문재인 정부에서 경제통으로 불리던 사람으로, 청장 임명은 향후 다시 중용될 수 있다는 시그널"이라고 말했다. 관가 관계자는 "공무원이 가던 자리에 정치인이 내려오는 경우가 많아지면서, 고위 공직자의 퇴직 후 진로는 갈수록 좁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세종= 민재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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