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코 위도도(조코위) 인도네시아 대통령이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의 이슬람 관련 발언에 대해 "무슬림 모독"이라고 비난했다. 이슬람교 신자만 2억3,000만명이 넘는 '최대 무슬림 국가'까지 반(反)프랑스 운동에 가세하는 모습이다.
1일 현지 매체에 따르면 조코위 대통령은 전날 종교단체 지도자들과 회의를 마친 뒤 화상 회견에서 "표현의 자유는 종교적 가치와 명예, 신성을 손상시키는 방식으로 행사돼선 안 된다"며 "전 세계 무슬림을 모욕하는 마크롱 대통령의 발언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맞서기 위해 세계가 단결해야 할 지금 종교 간 분열을 촉발시킬 수 있다"고 밝혔다.
조코위 대통령은 "테러는 테러, 테러리스트는 테러리스트일 뿐"이라며 "테러리즘은 어떤 종교와도 관련이 없다"고 강조했다. 이어 "파리와 니스에서 벌어진 테러는 용납할 수 없다"면서 "인도네시아는 더 나은 세상을 만들기 위해 (종교 간) 단합과 관용을 요청한다"고 말했다.
인도네시아 외교부도 지난달 30일 비슷한 성명을 발표했다. '마크롱 대통령의 발언이 전 세계 20억 무슬림을 분노케 하고 종교 간 분열을 촉발했다'는 것이다. 반(反)마크롱 시위도 각지에서 벌어지고 있다. 경찰은 2일로 예정된 자카르타 도심 시위를 대비해 프랑스대사관 경비를 강화했다. 프랑스 제품 불매운동도 거론되지만 현지 이슬람단체들은 '침착하고 질서 있는 대응'을 주문하고 있다.
마크롱 대통령은 자국에서 벌어진 잇단 테러 이후 "위기에 빠진 이슬람" "이슬람 극단주의 테러" "표현의 자유 옹호" "프랑스 내 이슬람교는 사우디아라비아·터키 등 외세에서 벗어나야 한다" 등의 발언을 했다. 이후 사우디아라비아·쿠웨이트 등 중동과 파키스탄·방글라데시·아프가니스탄 등 아시아 무슬림 국가에서 마크롱 화형식을 포함한 대규모 규탄 시위와 불매운동 같은 반프랑스 운동이 확산되고 있다. 여기에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마크롱, 정신 치료 받아야")과 마하티르 모하맛 말레이시아 전 총리("무슬림, 프랑스인 죽일 권리 있다") 등 정치 지도자들의 독설과 경솔한 발언이 분란을 부추기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