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년 만의 우승이다. 리그오브레전드(LoL) 월드 챔피언십(롤드컵) 정상을 다시 한 번 한국 팀이 밟았다. 우리나라의 담원 게이밍이 중국의 쑤닝을 세트 스코어 3대 1로 꺾고 '롤 강대국' 한국의 저력을 다시 한 번 세계에 보였다.
31일 중국 상하이 푸동 아레나에서 진행된 롤드컵 결승전에서 담원은 팀 창단 첫 롤드컵 우승을 차지했다. SK텔레콤 T1과 삼성 갤럭시(현 젠지 e스포츠)에 이어 국내 리그(LCK) 역사상 세 번째 롤드컵 우승팀이다. 2017년 창단해 2부 리그에서 시작한 신생 팀 담원은 지난해에서야 LCK로 승격됐지만, 이듬해인 올해 압도적인 성적으로 LCK 서머 시즌 우승과 롤드컵 우승까지 동시에 차지하며 '개천에서 용 난' 감동 드라마의 주인공이 됐다.
이번 우승은 LCK에도 특별한 의미를 가진다. 첫 출전한 시즌 2에서 준우승을 차지한 이후 2017년까지 다섯 시즌 내내 우승을 차지했던 LCK는 지난 2년간 중국에 왕좌를 내줘야 했다. 특히 국내에서 개최됐던 2018년 롤드컵에서 우리나라는 준결승에조차 진출하지 못했고, 지난해는 롤드컵 우승 경력 3회에 달하는 T1이 준결승전에서 주저앉아 고배를 마셔야 했다. "이제 LCK는 경쟁력이 떨어졌다"는 평가가 나오기도 했다.
그러나 이날 담원이 뛰어난 경기력으로 우승컵을 들어올리면서 LCK는 통산 6번째 우승이라는 대기록을 세웠다. LCK가 아직 건재함을 세상에 증명한 것이다. '너구리' 장하권 선수는 경기 후 "LCK가 세계 최정상 리그로 자리잡는 데 있어 좋은 시작을 끊은 것 같아 기분이 좋다"고 말했다.
결승전은 무관중으로 치러졌던 이전 경기들과 달리 6,312명의 관중이 현장에서 지켜보는 가운데 진행됐다. 쑤닝의 홈 경기인 만큼 담원에게는 불리한 환경이었다. 43분간의 경기 끝에 어렵게 1세트를 가져간 담원은 2세트를 쑤닝에 내줬지만, 이어 내리 두 세트를 따내며 여유롭게 우승을 차지할 수 있었다. 결승전 MVP는 '캐니언' 김건부에게 돌아갔다.
우승 직후 이재민 담원 감독은 "지난해와 비교했을 때 선수들 전반적으로 게임에 대한 이해도가 높아지고 피지컬도 좋아졌다"며 "3대 1로 이긴 만큼 좋은 퍼포먼스를 보여줬다고 생각한다"며 기쁨을 감추지 못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