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통의 서울 명문 서울고와 인천 야구의 메카 인천고가 48번째 '초록 봉황'을 놓고 다툰다.
2일 제48회 봉황대기 전국고교야구대회 결승에서 맞붙는 서울고와 인천고의 매치업은 여러모로 화제를 뿌리고 있다. 두 팀 모두 유서 깊은 역사를 자랑하는 '야구 명가'지만 봉황대기 결승에 오르기까지 오랜 세월이 걸렸다. 서울고는 1988년 이후 32년, 인천고는 1996년 이후 24년 만에 밟는 무대다. 서울고는 1978년과 1984년 두 차례 우승을 차지했고, 인천고는 준우승만 두 차례(1979ㆍ1996년) 했다.
1988년 서울고의 준우승 멤버인 유정민 서울고 감독은 1일 "그 때 유지현(LG 코치)이 활약했던 충암고와 결승에서 만나 졌다"면서 "개인적으로도 선수로 못다한 꿈을 이루고 싶다"고 말했다. 서울고가 봉황대기와만 인연을 맺지 못했을 뿐 2017년 대통령배, 2018년 협회장기에서 우승을 차지하는 등 최근에도 성과를 낸 반면 인천고는 무려 16년 만에 도전하는 전국대회 우승이다. 봉황대기에선 1990년 이후 30년 동안 4강 문턱도 넘지 못했고 전국대회에서도 4강은 2017년 대통령배, 우승은 2004년 대통령배가 마지막이다. 계기범 인천고 감독은 "올 시즌 대통령배와 황금사자기에서도 모두 1회전에서 졌다. 운도 참 따르지 않았는데 모처럼 찾아 온 기회인 만큼 놓치고 싶지 않다"고 밝혔다.
두 팀은 결승까지 오를 만한 자격을 갖췄다는 평이다. 서울고는 두산에 1차 지명 된 안재석(3년)을 비롯해 프로야구 신인 지명 최다 배출 팀(6명)이며 인천고에도 프로의 부름을 받은 4명 중 3명이 뛰고 있다. 그 뒤를 받치는 1, 2학년 전력도 탄탄하다. 유정민 감독은 "3학년들이 뛰고 있지만 2학년들이 힘을 내줘서 여기까지 왔다. 우리 팀의 주축은 1, 2학년이다"라고 말했다.
계기범 감독은 "마지막 대회인데 아이들이 열심히 해줘서 좋은 결과가 나온 것 같다. 결승이라고 해서 긴장하지 않고 평상시 하던 대로 하면 좋은 결과가 있으리라 본다"고 기대했다. 유정민 감독은 "올해 연습경기 해본 팀 중에서 인천고가 가장 센 거 같았다"고 경계하면서도 "앞선 대회에서 성적이 썩 좋지 않았지만 마지막에 와서 아이들이 기량을 꽃피우는 것 같다. 결승까지 오른 기세를 이어 꼭 우승을 하고 돌아가겠다"고 각오를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