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12월부터 시작된 코로나19 대유행의 끝이 보이질 않는다. 전 세계적으로 이미 100만명 이상이 사망하였으며, ‘사회적 거리두기’로 대표되는 코로나19 대응 방식은 그 동안 익숙했던 일상으로부터 우리를 유리시키고 있다. 이러한 가운데 국제에너지기구는 지난 4월 OECD 회원국 전력 생산량이 2006년 1월 이래 14년 만에 최저 수준이라고 보고하였다. 아울러 2020년 상반기 전 세계 34개 국가의 대기오염 관측값을 코로나19 사태 이전의 3년 평균 대기오염 농도와 비교하였을 때, 초미세먼지의 경우 31%, 이산화질소는 36%가 저감되었다는 노르웨이를 비롯한 일부 유럽 연구진의 보고가 주목할 만하다. 코로나19가 드리운 부정적 영향이 아이러니하게도 대기오염 저감이라는 긍정적 효과를 동반한 것이다.
그 동안 우리 정부는 대기오염 저감을 위한 다양한 정책 도입과 제도 강화를 실행하여, 전국적으로 (초)미세먼지를 비롯한 대기오염도가 지속적으로 저감되는 성과를 이루어냈다. 최근 발표된 국내 연구에서는 이러한 정책 집행의 효과가 대기오염도 저감뿐 아니라 심혈관질환으로 인한 사망과 천식으로 인한 병원 방문이 유의미하게 감소되는 등의 보건학적 편익으로 확인되기도 하였다.
정부와 서울시는 기존 미세먼지 저감 정책에 더하여 주로 겨울철에 빈번한 고농도 미세먼지 발생 억제를 위하여 12월부터 다음해 3월까지 한층 강화된 저감 대책인 미세먼지 계절관리제를 지난해 12월 처음 추진하였다. 계절관리제의 주요 정책은 수송(교통)과 난방, 사업장 등에서의 배출량 저감과 시민들의 노출 최소화를 위한 ‘9대 과제’로 구성된다. 지난 4월 발표된 정부의 미세먼지 계절관리제 시행 결과 보고에 따르면, 전년도 동기 대비 전국 초미세먼지의 평균농도가 33㎍/㎥에서 24㎍/㎥으로 27%가 감소되었으며, 고농도 일수는 18일에서 2일로 89%가 감소한 것을 알 수 있다. 2월 29일부터 코로나19 방역정책으로 사회적 거리두기 및 국내외 경제활동 위축 등으로 인해 계절관리제의 영향을 직접적으로 평가하기는 어렵지만, 코로나19 사태에 대한 대응 전략이 초미세먼지를 비롯한 대기오염 저감에 실효적인 수단이었음을 확인하는 계기가 되었다는 점은 주목할 만하다.
이러한 가운데 12월부터 미세먼지 계절관리제가 다시 시작된다. 2019년 계절관리제의 효과는 코로나19로 인하여 평가가 어려운 상황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번 대유행의 시기를 통해 드러난 분명한 사실은 미세먼지 계절관리제 등에서 고려하였던 정책적 수단이 미세먼지 저감에 효과가 있다는 점이 확인되었다는 것이다. 다만 정책 수행 의지와 관리 수준이 얼마나 강력한지에 대한 판단이 유보되었을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