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낙연 "서울ㆍ부산시장 후보 내겠다… 심판 받을 것"

입력
2020.10.29 14:10
“피해 여성께 마음을 다해 사과드린다”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29일 내년 4월 서울ㆍ부산시장 보궐선거 후보 공천 여부와 관련해 “공천으로 시민의 심판을 받는 것이 책임 있는 도리라는 생각에 이르렀다”며 공천 방침에 쐐기를 박았다.

내년 서울· 부산시장 보선은 민주당 소속 고(故) 박원순 전 서울시장과 오거돈 전 부산시장의 성추문 사건으로 발생했다. 때문에 ‘민주당 소속 정치인의 잘못으로 재ㆍ보궐 선거를 야기한 경우 후보를 내지 않겠다’는 당헌ㆍ당규를 깨겠다는 것이어서 논란이 불가피하다.

이낙연 대표는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당헌에는 당 소속 선출직 부정부패 등 중대 잘못으로 직위를 상실해 재보궐을 실시할 경우 해당 선거구에 후보자를 추천하지 않는다고 명시하고 있다”며 “그에 대해 오래 당 안팎의 의견을 들은 결과, 후보자를 내지 않는 것만이 책임 있는 선택이 아니며 오히려 공천으로 심판을 받는 것이 책임 있는 도리라는 생각에 이르렀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순수한 의도와 달리 후보를 내지 않는 것은 유권자 선택권을 지나치게 제약한다는 지적도 들었다”고 덧붙였다.

이 대표는 “오늘 최고위원들의 동의를 얻어 후보 추천의 길을 여는 당헌 개정 여부를 전당원 투표에 부쳐 결정하기로 했다”며 “우리 당의 잘못으로 시정 공백을 초래하고 보궐선거를 치르는 데 대해 서울ㆍ부산시민과 국민여러분께 거듭 사과드린다”고 했다. 이 대표는 “특히 피해 여성께 마음을 다해 사과드린다”고도 했다.

민주당 내부 분위기가 '서울과 부산이라는 최대 도시 시장을 뽑는 선거를 포기할 수 없다'는 흐름이 대세라, 전당원 투표를 거쳐 공천 확정 수순을 밟을 가능성이 크다. 하지만 민주당이 당헌·당규를 어기면서까지 후보를 낸다고 하면 국민과의 약속을 깬다는 점에서 거센 비판을 불러올 것으로 예상된다.

정지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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