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대선 D-5] 트럼프 "남부 선벨트 역전 발판" vs 바이든 "북부 러스트벨트 승세 굳히기"

입력
2020.10.29 14: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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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부 경합지 지지율 격차 좁혀지는 추세
트럼프, 최대 격전지 플로리다 집중 공략
바이든·오바마는 미시간 수성 동반 출격

'남부 선벨트에서 역전의 발판을 마련하라.' '북부 러스트벨트에서 승세를 굳히자.'

미국 대선을 엿새 앞둔 28일(현지시간)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조 바이든 민주당 대통령 후보의 막바지 선거 전략은 뚜렷이 갈렸다. 전체 선거인단 538명 중 101명이 걸린 핵심 경합주(州) 6곳의 판세가 미묘하게 변하면서다.

플로리다ㆍ노스캐롤라이나ㆍ애리조나 등 '선벨트(일조량이 많은 남부지역)' 접전 지역에선 트럼프 대통령이 지지율 격차를 줄이며 맹추격에 나섰다. 반면 펜실베이니아ㆍ미시간ㆍ위스콘신 등 '러스트벨트(쇠락한 북동부 공업지대)'에서 여유 있게 앞선 바이든 후보는 31일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과 미시간 합동 유세로 트럼프 대통령의 추격을 뿌리친다는 계획이다.

이날 집계된 미 선거 분석매체 리얼클리어폴리틱스(RCP) 주요 경합주 여론조사 평균에 따르면 플로리다는 두 후보가 동률이었다. 나머지 5곳은 여전히 오차범위 안팎에서 바이든 후보가 앞섰다. 그러나 1주일 전 같은 조사와 비교하면 플로리다(2.1%포인트 바이든 우세→동률)와 노스캐롤라이나(바이든 우세 2.3%포인트→0.7%포인트), 애리조나(바이든 우세 3.2%포인트→2.2%포인트) 등에선 격차가 줄었다. 로이터통신ㆍ입소스 여론조사에서도 유사한 흐름이 나타났다.

트럼프 대통령의 현장 강행군 등 집중 공세가 먹혔다는 분석이 나온다. 그는 23일 플로리다, 24일 노스캐롤라이나에 이어 이날도 애리조나 유세를 이어갔다. "이번 선거는 '아메리칸 드림' 대 '사회주의자 악몽'의 대결"이라고 주장하기도 했다. 29일엔 다시 엿새만에 플로리다를 찾을 예정이다. 선거인단 29명의 플로리다를 놓칠 경우 승리 가능성이 거의 없기 때문이다. 같은 날 오후엔 노스캐롤라이나도 또 방문한다.

반면 러스트벨트는 바이든 후보 쪽으로 더 기울고 있다. 2016년 대선 때 트럼프 대통령이 0.2%포인트 차이로 신승하면서 압승의 전기를 만들어줬던 미시간은 RCP 조사 기준 바이든 후보가 8.6%포인트(1주일 전 7.8%포인트)까지 격차를 벌렸다. 위스콘신에서도 같은 기간 4.6%포인트에서 6.4%포인트로 조금 더 벌어졌다.

뉴욕타임스(NYT)ㆍ시에나대 조사에서도 미시간의 경우 8%포인트 차이였고, 워싱턴포스트(WP)ㆍABC방송 조사도 미시간(7%포인트 차이)과 위스콘신(17%포인트 차이) 모두 바이든 후보의 우세 기류가 비교적 뚜렷했다. 2016년 대선 때 힐러리 클린턴 후보가 확보했던 232명의 선거인단에 더해 당시 패했던 미시간(16명)과 위스콘신(10명)을 가져가면 바이든 후보는 안정권에 접어든다. 여기에 바이든 후보가 3.8%포인트 앞선 펜실베이니아(20명)만 잡으면 선벨트 결과와 관계 없이 승부는 끝난다.

바이든 후보는 이날 자택이 있는 델라웨어주 윌밍턴에 머물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응 브리핑을 받은 뒤 사전투표도 진행했다. 그는 펜실베이니아주 필라델피아에서 경찰 총에 맞아 사망한 흑인 월터 월러스 사건 및 항의시위와 관련, "항의는 정당해도 약탈과 폭력은 변명의 여지가 없다"고 선을 그었다. 다분히 트럼프 대통령의 '법과 질서' 공격 프레임을 의식한 얘기다.

사전투표 열풍이 바이든 후보에게 유리하게 작용한다는 분석도 이어졌다. 이날 오후 11시 현재 사전투표 유권자는 7,579만명으로 4년 전 대선 당시 전체 투표자(1억3,900만명)의 54.5%에 달했다. 특히 바이든 후보 지지세가 뚜렷한 젊은층과 소수인종 참여세가 두드러졌다.

미 정치 전문매체 더힐은 "플로리다의 경우 2016년에는 투표하지 않았던 18~29세 유권자 중 33만5,000명이 이미 투표를 마쳤다"면서 "이 중 절반은 민주당 등록 유권자이고 공화당 유권자는 4분의 1에 불과했다"고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4년 전 플로리다에서 불과 10만표 차이로 승리했다. 젊은층 유권자 사전투표에서부터 바이든 후보가 이 격차를 거의 메운 만큼 플로리다에서 승리할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워싱턴= 정상원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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