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잔 한번에 '원샷'" 우리 선조들의 술 문화 어땠을까

입력
2020.10.28 18:13

조선 후기의 거상 임상옥은 잔에 7부가 넘는 술을 따르면 밑구멍으로 술이 빠져나가는 ‘계영배’를 항상 곁에 두고 다녔다. 그는 지나친 음주를 경계하는 술잔이라는 뜻에서 ‘절주배’라고도 불리는 이 잔을 보면서 지나친 욕심을 다스리고 큰 재산을 모았다고 전해진다.

지난 1975년 경북 경주 안압지 준설 공사장에서는 정사각형 면 6개와 육각형 면 8개로 이뤄진 14면체의 주사위 ‘주령구’가 발견됐다. 주령구에는 ‘술 세잔을 한번에 마시기’, ‘무반주로 춤추기’ 등의 벌칙이 새겨져 있어, 신라인들의 음주 문화를 간접적으로 엿볼 수 있다.

이처럼 술과 관련한 다양한 유물과 콘텐츠를 전시하는 '술, 풍요를 빚다' 특별기획전이 28일부터 국세청 국립조세박물관에서 열린다. 국립조세박물관은 2008년 개관 이후 매년 ‘역사 속 세금 이야기’를 주제로 전시를 하고 있는데 올해의 주제는 술이다.

전시 공간은 △술의 기원 △우리나라의 주세 제도 △주세 행정 △세계의 다양한 술 △전통주 제조 방법 △술 마시는 예절 △‘주령구’ 만들기 등 7개의 주제로 구분된다. 전통주를 만들 때 사용되는 누룩 틀, 소줏고리(소주를 만드는 기구) 등의 전시품을 구경할 수 있는 것은 물론, 계영배의 원리를 영상으로 보고 직접 주령구를 만들어 볼 수도 있다.

국세청은 우리 술 인지도를 제고하고자 '우리 술, 책에 담다'도 이날 발간했다. 이 책은 우리 술의 종류, 원재료 등을 소개하고 있으며 책 내용은 국세청 홈페이지에서도 볼 수 있다.

세종 = 박세인 기자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 Copyright © Hankookilb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