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저격수' 박용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고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 빈소를 방문해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과 있었던 일화를 풀어내 눈길을 끈다.
박 의원은 28일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사실 유족은 불편할 수 있겠다. 박용진이라는 사람이 가지고 있는 이미지가 있어서"라며 조문을 결정하기까지 많은 고민이 있었다고 밝혔다.
박 의원은 이 회장의 차명계좌 문제, 삼성 바이오로직스 분식 회계 문제,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의 합병 과정에서의 문제 등을 앞장서 지적하며 정치권의 대표적 삼성 저격수로 꼽힌다. 삼성생명과 삼성화재가 보유한 삼성전자 지분을 총 3%만 남기고 모두 매각하도록 하는 보험업법 개정안도 6월에 대표 발의했다. 게다가 이 부회장과는 일면식도 없고 일가족과 잘 아는 것도 아닌 사이. 자칫 빈소에서 불편한 장면이 연출될 법도 했다.
박 의원은 "국민들이 이 회장의 일생을 돌아볼 때 '공도 있고 과도 있다’ 이렇게 생각을 할 거고, 그것을 기리는 시간"이라며 "저 박용진이 고인을 추모하러 가는 것 자체가 국민들에게 마음 편한 모습일 수 있겠다는 생각을 했다"라고 조문 배경을 설명했다. 그러면서 박 의원은 "'왔을 때 어떻게 대할까' 속으로 생각했다"라고 털어놨다.
하지만 막상 빈소에 도착했을 때 벌어진 상황은 예상 밖이었다고 한다. 박 의원은 "이 부회장이 저를 보더니 두어 걸음 툭 앞으로 나와 손을 딱 잡더라"며 "'이렇게 와줘서 너무 고맙다'고 하더라"고 했다. 박 의원은 '제가 오는 게 유족들에게 불편하실까 봐서 올까 말까 고민했다'라고 솔직하게 말했다고 한다. 그러자 이 부회장이 ‘와 주셔서 너무 감사하고 오늘 이렇게 와주신 것 자체로 많은 위로다'라며 고마움을 표했다고 박 의원은 소개했다.
박 의원은 "걱정했던 것보다 훨씬 서로 편한 시간을 가졌다"라며 "장례식장이라고 하는 데가 서로 묵은 감정을 정리할 수 있는 공간인 것 같기도 하다"라고 소회를 밝혔다.
박 의원은 나아가 "옆에 있던 (이 회장의 부인) 홍라희 여사도 '고맙다'면서 뭔가를 간절하게 말씀을 하셨다"고 덧붙였다. 다만 "그 말씀을 전하기는 그렇다"며 구체적 내용에 대해선 말을 아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