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10대 그룹내 2·3세 총수 경영인들이 재임기간 동안 일궈낸 자산 규모가 1,700조원대로 분석됐다. 특히 지난 25일 별세한 고(故) 이건희 삼성 회장은 재임기간 재계 1위인 삼성그룹 자산을 790조원 가량 늘린 것으로 나타났다.
28일 기업평가사이트 CEO스코어가 10대 그룹 2·3세 총수 회장 재임 기간(2019년 결산기준) 동안 그룹 자산과 매출 변화를 조사한 결과, 자산은 713.8%(1,742조원), 매출은 411.6%(865조원)씩 각각 늘었다.
이 가운데 국내 최대 그룹인 삼성의 자산은 이건희 회장의 재임(투병 기간 포함) 동안 790조원 이상 증가하면서 10대 그룹 중 가장 높은 성장폭을 기록했다. 이 회장 취임 첫 해인 1987년 삼성 자산은 10조원 수준이었지만 2019년 803조원까지(7,620.3%) 급증했다. 계열사 숫자도 37곳에서 59곳으로 증가했다.
이어 정몽구 현대차그룹 명예회장이 2위를 차지했다. 정 회장은 2000년 현대그룹에서 현대차그룹을 분리한 뒤 20여년 만에 자산 규모를 38조원에서 290조원으로 늘렸다. 김승연 한화 회장은 1981년 취임 후 지난해까지 총 206조원, 최태원 SK 회장은 1998년 취임 후 191조원을 각각 키웠다. 고 구본무 LG그룹 회장은 1994년부터 작고 직전인 2017년까지 LG그룹 자산을 28조원에서 123조원으로 키웠다.
그룹사 매출액도 삼성이 가장 많이 늘었다. 이건희 회장은 취임 첫해 약 10조원이던 매출을 지난해 315조원으로 늘렸다.
다음으로 정몽구 명예회장(149조원), 최태원 회장(124조원), 구본무 회장(98조원), 김승연 회장(57조원), 정몽준 현대중공업 이사장(39조원), 허창수 GS 명예회장(39조원), 이명희 신세계 회장(26조원), 이재현 CJ 회장(18조원), 신동빈 롯데 회장(10조원) 등이 뒤를 이었다.
조사 대상 경영인 중 이건희, 구본무 회장은 별세했고 정몽구, 허창수 명예회장은 회장 자리에서 물러났다. 2·3세 총수 중 그룹 회장을 맡고 있는 사람은 최태원, 김승연, 이명희, 이재현 회장이다. 김승연 회장은 2014년 배임 등의 혐의로 집행유예를 선고받은 뒤 현재 경영 일선에서 물러나 있지만 내년 2~3월 복귀가 점쳐진다. 정몽준 이사장은 그룹 최대 주주이지만 경영에 참여하고 있지 않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