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플루엔자(독감) 백신 접종 후 이틀 만에 사망한 A(17)군에게서 치사량 이상의 화학물질이 검출된 것을 두고 논란이 이는 가운데 임종한 인하대병원 직업환경의학과 교수 "백신과 사망을 연결 짓는 건 과학적 근거가 없다"고 주장했다.
임 교수는 28일 TBS라디오 '김어준의 뉴스공장'에서 "위에서 치사량이 될 수 있는 아질산염(아질산나트륨)이 검출됐기 때문에 사인과 연결지을 수 있는 중요한 요인으로 보인다"며 이같이 말했다.
임 교수는 "백신은 근육 주사 방식이어서 (백신이 원인이라면) 혈액 쪽에서 검출이 됐어야 하고, (아질산염이) 위에 있을 이유는 없다"며 "위에서 검출됐다는 건 먹었다는 의미"라는 취지로 주장했다.
경찰과 유족 등에 따르면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은 정밀조직검사 등을 진행해 최근 시신에서 치사량 이상의 화학물질이 검출됐다는 부검 결과를 경찰에 통보했다. 이 물질은 육류의 선홍빛을 유지시키는 보존제로 많이 사용하는 식품첨가물이다.
이에 대해 임 교수는 "(식품에 첨가되는 양은) 극소량이기 때문에 검출할 수 있는 수준은 아니지만, 4~5g 정도가 되면 치사량에 이를 수 있다"며 "아질산염이 혈액에 들어오면 헤모글로빈의 철분을 산화시켜 산소를 전달하지 못하게 막아 질식사하는 것과 똑같은 독성을 보인다"고 설명했다.
또 "아질산염을 퍼서 먹는 경우는 없다"면서도 "간혹 아이들 분유에 지하수나 약수를 타 먹이는 경우가 있는데 약수가 아질산염에 오염돼 있기도 한다"고 언급했다. 이어 "간혹 응급실에 오는 경우가 있는데, 아이들이 질식 효과 때문에 청색증을 보이게 된다"며 "이게 바로 아질산염으로 인한 질식, 독성 영향"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백신이 원인이라면 제조 및 유통 과정 문제로 특정 백신에서 사고가 발생했어야 하는데 현재까지 발생한 사고를 보면 하나의 백신으로 모아지지 않는다"며 "백신 접종 후 사망을 하는 분들이 대부분 기저질환이 있거나 고령인 경우고 젊은 연령대는 극히 드물어서 백신의 부작용으로 보기에는 어렵다"고 지적했다.
앞서 A군은 14일 독감 백신을 맞은 뒤 이틀 뒤인 16일 오전 집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유족 측은 평소 A군에게 알레르기 비염 외 기저질환이 없던 점 등을 들어 독감 백신으로 인한 사망 가능성을 제기했다. 그러나 경찰은 화학물질이 검출됐다는 국과수(국립과학수사연구원) 부검 결과와 A군이 화학물질을 직접 구입한 사실을 확인했다며 극단적 선택을 했을 가능성이 높다고 밝힌 상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