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北과 언제든 마주앉을 것"... 비핵화 외교적 해법 가능성 강조

입력
2020.10.28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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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틀랜틱카운슬-동아시아재단 화상세미나문정인 대통령 외교안보특보, 연설서"쿼드 플러스 참여땐 中, 한국 적으로 간주할 것"


미국 정부 당국자가 북한과 언제 어디서든 마주 앉을 준비가 되어 있다며 외교의 문이 열려 있다고 말했다. 미국이 추진하는 반(反)중 협의체 ‘쿼드 플러스’에 한국이 참여하면 중국은 한국을 적으로 간주할 수도 있다는 한국 측의 발언도 나왔다.

미국 싱크탱크 애틀랜틱카운슬과 동아시아재단은 27일(현지시간) 한미 동맹의 미래와 팬데믹 이후 미중 전략 경쟁을 주제로 화상 세미나를 개최했다. 이 자리에서 마크 내퍼 미국 국무부 동아태 부차관보는 북한 비핵화와 관련해 “우리 두 나라가 최선을 다해 보조를 맞춰 앞으로 나아가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며 북 비핵화에서 한미 동맹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외교적 해결 가능성이 있음을 내비치기도 했다. 내퍼 부차관보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사이에 3차례의 정상 간 만남이 있었다”면서 “우리는 또한 외교의 문은 열려 있으며, 우리는 대화와 이러한 문제들을 평화적인 방법으로 외교를 통해 해결하는 것을 절대적으로 중요하게 여기기 때문에 언제 어디서든 북한과 마주 앉을 준비가 돼 있다고 끊임없이 강조해왔다”고 말했다.

문정인 대통령 통일외교안보 특별보좌관은 이날 연설에서 북한의 비핵화를 촉진하기 위해 종전선언이 출구가 아닌 입구가 돼야 한다고 밝혔다. 문 특보는 종전선언을 채택하더라도 주한미군의 한국 주둔 지위에 변화가 없을 것이고, 이에 대해서는 남북미 모두 공유된 이해가 있다며 “주한미군 주둔은 한미 간 동맹의 문제로서 북한이 간섭할 공간이 없다”고 말했다.

다만 문 특보는 미국이 반(反)중 전선 구축을 목표로 일본, 인도, 호주와의 4개국 협의체인 쿼드(Quad)를 ‘쿼드 플러스’로 확대해 한국 등 주변국 동참을 끌어내고 동시에 군사협의체 성격으로 승격하는 방안을 거론하고 있는 것에는 부정적인 입장을 피력했다. 문 특보는 한국 입장에서 미국은 제1의 동맹이고 중국은 전략적인 경제 파트너라며, 미국이 일종의 반중 군사동맹에 가입하라고 강요한다면 이는 한국에 실존적 딜레마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한국이 사드(THAADㆍ고고도미사일 방어체계)를 추가 배치하거나 중국을 겨냥한 중거리탄도미사일을 배치할 경우, 남중국해 등의 군사 훈련에 합류할 경우 중국은 한국을 적으로 간주할 것이라고 내다 봤다.

김진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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