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장 선거 6개월 앞둔 與, '1주택자 재산세 감면' 카드 꺼냈다

입력
2020.10.27 11:00


더불어민주당이 실거주 1주택자에 한해 부동산 공시지가 상승에 따른 재산세 부담을 완화하는 방안을 추진하기로 했다. 김태년 민주당 원내대표는 27일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정부와 협의해 중저가 1주택을 보유한 서민 중산층에 대해 재산세 부담이 증가하지 않는 방안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내년 4월 서울시장 보궐선거를 앞두고 ‘감세’ 카드로 부동산 민심 잡기에 나선 것이다.


공시가격 인상에 덩달아 뛰는 재산세… 與 “서민 부담 늘어나선 안 돼”

올해 서울과 경기, 인천 등 수도권 주택분 재산세는 지난해보다 20.7% 늘었다. 2008년(28.6%) 이후 12년 만에 가장 큰 증가율이다. 이는 최근 집값이 급등한 가운데, 정부가 보유세(종부세+재산세)를 부과하는 기준인 주택 공시가격(시세의 60~70% 수준)을 ‘시세’와 비슷한 수준까지 끌어올리고 있기 때문이다. 이런 추세는 이번 국정감사를 통해서도 지적됐다. 다만 지금까지 이같은 재산세 ‘폭탄’은 시세 9억원 이상 고가(高價) 주택에 한정됐다. 공시가격 현실화 정책이 이들 고가 주택에 집중됐기 때문이다. 문제는 내년부터다. 정부는 내년부터 9억원 미만 주택의 공시가격도 높일 방침이다.

한정애 민주당 정책위의장은 이날 “2030년까지 공시지가를 시가의 90%까지 맞추는 로드맵이 발표됐는데, 그 과정에서 재산세 변동이 있을 수 있다”고 했다. 이어 “중저가, 중산층에 해당하는 1가구 1주택 부담을 완화시켜야 한다는 당의 요구를 정부에 전달했다. 이번 주 당정 협의를 거쳐 최종 결과를 발표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태년 원내대표도 “공시가격 현실화는 더 이상 놓칠 수 없는 과제이나, 이로 인해 서민 재산세 부담이 늘어나는 일이 있어선 안 된다”고 강조했다.



감면 대상은 6억 이하? 지자체 반발 클 듯

현재 정부와 민주당은 공시가격 6억원 또는 9억원 이하 주택 보유자에 한해 재산세를 인하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민주당 관계자는 "29일쯤 발표를 목표로 인하 대상을 최종 조율 중"이라고 했다. 현행 0.1~0.4%인 재산세율을 인하하거나, 과세표준 구간을 조정하는 방안 등이 거론된다. 변수는 지방자치단체의 반발이다. 민주당 핵심 관계자는 이날 “재산세는 지방세라 정부의 인하 방안에 지자체에서 강하게 반대할 가능성이 크다”며 “수도권은 집값이 많이 올라 재산세를 감면해줄 명분이라도 있지만, 지방은 그렇지 않은 상황”이라고 했다.

박준석 기자
조소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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